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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분석]'3번의 견제사+병살타'에도 집념의 승리, 끊긴 흐름 이어붙인 삼성 타선의 재구성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5-15 07:32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1회 삼성 이원석이 키움 이승호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이원석.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14/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복서가 휘청이는 상대를 몰아쳐 KO승을 노리듯, 몰아붙일 수 있을 때 끝까지 몰아붙여야 한다.

추격의 빌미를 주는 순간, 흐름이 바뀐다. 바로 위기가 찾아온다. 그것이 야구다.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과 맞붙은 삼성은 무려 3차례의 견제사를 당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순간, 병살타도 나왔다.

그럼에도 삼성은 8대5로 이겼다. 2연속 위닝시리즈를 확보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흐름이 끊길 때마다 삼성 타선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다시 이어붙였다. 메이크업 능력 만큼은 최고였다. 허삼영 감독은 경기 후 이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2사 후에만 6득점을 한 것이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승리 요인이다."

끊어진 다리를 수선해 가며 승리의 강을 건넌 삼성 선수들. 반전의 순간을 재구성 했다.


▶1회초 견제사→이원석 홈런(2-0)

침묵하던 삼성 타선은 전날인 13일 키움전 5대0 승리 후 눈에 띄게 살아났다. 초반부터 키움 선발 이승호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1회초 부터 선두 타자 김상수가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 뒤 2번 김동엽의 적시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김동엽이 이승호의 전광석화 같은 1루 견제에 걸려 태그아웃 됐다. 공격 흐름이 끊기는 듯 했다.

하지만, 2사 후 이원석의 시즌 2호 좌월 솔로홈런이 터졌다.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2회 삼성 김상수가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고 있는 김상수.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14/
▶2회초 견제사→4연속 안타(4-0)

2회초에도 삼성 타선은 식지 않았다. 선두 김헌곤이 안타로 돌파구를 열었다. 하지만 1사 후 또 다시 이승호의 견제사에 런다운에 걸린 끝에 태그 아웃됐다. 이닝 마다 견제사. 순식간에 2사가 됐지만 삼성 타선은 포기하지 않았다. 집중력을 이어갔다. 김응민 박찬도 김상수 김동엽의 연속 4안타를 집중시키며 추가 2득점 했다. 4-0.

▶3회초 견제사→김헌곤 볼넷(4-1)

삼성은 4-1로 앞선 3회초에도 선두 이원석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3이닝 연속 선두타자 출루. 하지만 1사 후 김헌곤 타석 때 원바운드 볼에 스킵 동작을 길게 하다 포수 이지영의 송구에 태그아웃 당했다. 3이닝 연속 주루사.

이닝은 그대로 종료 되는듯 했다. 하지만 8구까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던 김헌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9구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승호도 키움 수비진도 허탈한 순간. 비록 후속타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이 볼넷은 결국 3회 종료 후 이승호의 조기 강판으로 이어졌다.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7회 삼성 이성규가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이성규.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14/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7회 삼성 이학주가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이학주.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14/
▶7회초 병살타→이성규 결승타, 이학주 쐐기타(7-4)

멀리 달아나지 못한 삼성은 4-1로 앞선 3회말 키움에 4-4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경기는 6회까지 소강상태. 균형은 7회초에 깨졌다. 선두 박찬도가 볼넷, 김상수가 사구로 무사 1,2루. 김동엽의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가 실패하며 4-6-3 병살타로 이어졌다. 2사 3루.

찬스가 무산되나 했지만 곧바로 이성규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결승타였다. 이어진 진 2사 1,2루에서 이학주의 우중월 싹쓸이 2루타가 이어졌다. 승부는 거기서 끝났다.



견제사는 병살타와 더불어 공격 흐름을 끊는 가장 해로운 플레이 중 하나다. 벤치에 미치는 허탈감은 병살타 보다 더하다. 하지만 삼성은 '3개의 주루사+병살타'에도 기어이 승리했다.

고도의 집중력이 만들어 낸 반전의 결과. 이래서 야구는 흥미롭다. 삼성 선수들에게는 올 시즌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잊지 못할 경기였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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