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지켜보고 있는 KIA 윌리엄스 감독.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19/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맷 윌리엄스 감독이 원하는 삼박자가 모두 들어맞자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첫 경기를 손쉽게 승리했다.
KIA는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2020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9대2로 쾌승을 거뒀다.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KIA 이민우가 투구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19/
이날 승리 속에는 윌리엄스 감독이 바라는 삼박자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 가장 먼저 선발야구다. 팀 내 3선발 이민우가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한 경기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작성했다. 이민우는 이날 관건이었던 FA 몸값만 418억원에 달하는 공포의 1~5번 타선에 1안타만 허용하면서 잘 막아냈다. 세 개의 홈런 등 타선이 일찌감치 폭발하면서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공을 던진 면도 없지 않지만,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 안치홍을 상대할 때 기본적으로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준우에게 두 개의 삼진을 비롯해 5명의 타자에게 4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KIA 황대인.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19/
둘째, 장타력이 폭발했다. 올 시즌 윌리엄스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는 장타력을 배제시키고 컨택 위주의 타격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거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반발력이 저하된 공인구에 대한 대안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KIA는 홈런 세 방으로만 5점을 뽑아냈다. 나지완이 1회 2사 1, 2루 상황에서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자신의 36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특히 이 홈런으로 개인통산 207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김성한 전 감독이 보유하던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홈런 부문 타이를 기록했다. 2회에는 용병술도 통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전시킨 황대인이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아치를 그려냈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황대인은 지난 17일 경기에서도 체인지업을 노려 2루타를 생산해냈다. 특히 2군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 상대 선발투수가 사이드암이라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되지만 우리 팀의 장타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임에는 틀림없다"고 칭찬했다. 이날 3안타 경기를 펼친 황대인은 윌리엄스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4회에는 포수 한승택마저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포를 터뜨리며 '홈런쇼'를 펼쳤다. 손쉽게 득점을 취할 수 있는 홈런이 생산되면서 KIA는 마음졸이는 승부를 펼치지 않아도 돼 공수에서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기동력도 윌리엄스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KIA는 윌리엄스 감독 부임 이후 '발야구'에도 눈을 떴다. 스프링캠프와 자체 홍백전, 팀간 교류전에서도 출루할 경우 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베이스를 훔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시나리오는 준비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8일까지 도루 2개로 팀 도루 부문 꼴찌에 그쳐있었다. 하지만 19일 롯데전에선 발 빠른 타자들이 적극적인 도루를 시도했다. 2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황윤호가 3루 도루로 포문을 열었다. 4회에는 지난해 박찬호가 우전안타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6회에도 1사 이후 김선빈이 중전안타에 이어 가볍게 2루를 훔쳤다.
KIA는 이날 참 야구를 쉽게 했다. 이젠 윌리엄스 감독이 원하는 한 가지가 남았다. '기복 줄이기'다. 윌리엄스 감독은 "기복없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만 잘 준비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