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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외국인 감독이 KBO리그 팀에 부임한 뒤 첫 번째로 겪는 어려움은 선수 이름 외우기다.
KBO리그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이)대호", "(강)민호", "(강)영식" 등 가급적 선수들의 성을 빼고 이름을 불렀다. 롯데 관계자는 "로이스터 감독님께서 선수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면 등번호를 언급했다. 우리 팀 말고도 타팀 주요선수의 이름도 알았고, 언급했다"고 귀띔했다. 다만 주장이었던 조성환만 '캡틴'으로 불렀다.
타이거즈 창단 이후 최초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감독도 선수 이름을 외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부임 이후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면서 선수들의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올해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펼쳐진 스프링캠프에는 마무리캠프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역대급 규모. 선수만 54명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윌리엄스 감독도 힐만 전 감독보다 더 많은 애칭을 만들어 선수들을 기억하고 부르고 있다. 최형우는 '빅 초이'라고 불린다. '빅 초이'라는 애칭은 올해 KIA 타격 코치로 선임된 최희섭 코치의 현역시절 별명이다. '베이비 초이'도 있다. 최원준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창진 김호령이 부상으로 1군 전력에서 이탈 중이라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고 있는 최원준 기억법을 고안했다. 최형우보다 덩치가 작고 젊기 때문에 '베이비 초이'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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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이 헷갈려 하는 것은 한국 이름의 성이다. 1군에 문씨가 두 명(문경찬 문선재)이 있는데 문경찬은 '무니'라고 부른다. 역시 성과 연관돼 부르기 쉽게 애칭을 만들었다. 문선재는 가운데 선(sun)과 연관지어 '써니문'이라 불린다. 또 올 시즌 깜짝 3선발로 호투 중인 이민우는 '미니'로 불린다. 가운데 '민'을 부드러운 발음으로 변형시켰다. 올시즌 '반쪽짜리 선수'라는 편견을 깨고 공수에서 맹활약 중인 나지완의 애칭은 '나지'다. '작은 거인' 김선빈은 '비너'라고 불린다. 마지막 빈이란 단어와 연관시켰다. 투수 고영창은 '고'라는 성씨 때문에 '코코'로 불린다.
SK에서 방출된 뒤 KIA에서 호수비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나주환은 '베테라노'로 불린다. 윌리엄스 감독은 베테랑이지만 밝은 성격의 소유자인 나주환이 후배들을 잘 챙기는 모습을 보고 '베테라노'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선수의 생김새와 행동을 모사한 애칭도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근 1군에 올라와 홈런 등 장타력을 생산해내고 있는 황대인을 '블링크'라고 부른다. 황대인이 평소 눈을 자주 깜빡거려 붙여준 애칭이다. 내야수 황윤호의 경우 강아지를 닮은 외모 덕에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가 '도기(doggy)'로 불러 애칭이 됐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에는 애런 브룩스는 '브룩시', 프레스턴 터커는 '턱', 드류 가뇽은 '가뇽'으로 부른다. 포수 자원인 한승택과 백용환은 '택키'와 '백키'로 통한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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