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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컨트롤 얘기는 안나오고 도루 얘기만 나오잖아요."
공을 가장 낮은 곳에서 뿌리는 특유한 언더핸드 투수로 퀵모션이 다른 투수들보다 늦기 때문에 도루를 많이 허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올시즌엔 너무 많이 내주고 있다. 도루를 내주면 바로 득점권 위기를 맞는 것이기 때문에 투수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종훈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견제에 대해)꾸준히 연습을 해왔지만 안타를 안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서 (주자) 신경을 못썼다"라며 "템포를 가지고 놀아야 하는데 고쳐야할 점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도루 5개 허용하고 2점을 준건 잘한 것 아닌가요"라고 웃으면서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그러더니 "예전엔 컨트롤 얘기만 나왔는데 올해는 도루 얘기만 나오는 걸로 봐선 컨트롤이 좋아졌다는 뜻 아닐까"라고 밝게 말했다. 또 "볼넷이 줄어드니 상대팀이 도루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도 했다.
박종훈은 빠른 주자가 1루에 나갔는데도 견제를 많이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도루를 많이 허용하니 벤치에서라도 견제 사인을 냈어야 하지 않나하지만 SK 염경엽 감독의 얘기는 달랐다. "투수가 자신의 밸런스 안에서 견제도 하고 주자를 묶는다는 생각을 해야 투구를 잘할 수 있다. 벤치에서 사인을 내면 투수가 주자에 신경을 쓰게 돼 정작 집중해야할 피칭에 집중할 수가 없다"면서 "(박)종훈이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종훈이의 커리어면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했다.
박종훈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아쉬운 부분을 오히려 밝게 얘기했다. 자신에게 강한 김하성에 대해 얘기할 때도 "그 선수를 만나면 어떤 공을 던져야할지 모르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잘해서 더 좋은 곳으로 가면 좋겠다"라고 응원까지 했다.
'연쇄 사인마'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팬들에 대한 사랑이 끔찍한 박종훈은 자신의 통산 50승 달성 때 팬들께 커피를 쏘겠다고 공약을 한바 있다. 공교롭게 10연패를 끊은 20일의 승리가 시즌 첫 승이자 자신의 통산 50승이었다.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자신이 공약한 팬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되자 박종훈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구단과 상의 중에 있다고 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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