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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현승 안에 답이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8경기 1승1홀드, 3.68.
'이현승 권 혁 등 베테랑 좌완 불펜이 좋다'는 말에 2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알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어지럽히면 선배들이 정리한다"며 빙긋 웃었다. 두산은 전날인 21일 잠실에서 NC에 역전패를 당하고 내려왔다. 1-4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현승 권 혁 등 베테랑 투수들은 제 몫을 했지만, 이형범 등 젊은 투수들이 9회에 또 한번 무너졌다. 이 역전패로 두산은 올시즌 처음으로 위닝 시리즈를 놓치고 말았다.
'이현승의 구위가 좋아졌다'는 말에 김태형 감독은 "전성기 때에 비해서는 아니지만 안 좋을 때에 비해서는 강해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현승의 장점은 공격적인 피칭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다. 마치 불 같은 강속구 무기를 지닌 투수 처럼 정면 승부를 즐긴다.
현역 시절 포수로서 적극적 승부를 유도했던 김태형 감독의 지론 그대로다. 실제 김태형 감독은 "현승이는 맞든 안 맞든 빠른 승부에 들어간다. 젊은 친구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며 이현승의 공격적 투구를 높게 평가했다.
21일 NC전, 9회말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던 이형범에 대해 "유리한 카운트에서 풀카운트로 몰리다 보니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극적 승부를 펼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22일 삼성전에서도 9-4로 크게 앞선 8회말 박치국이 연속 볼넷에 이어 김응민에게 볼 2개를 던지자 김 감독은 즉시 투수교체를 지시했다. 넉넉한 점수 차임에도 소극적 승부 끝에 스스로 화를 초래하는 모습을 참기 힘들었다.
이날도 박치국에 이어 윤명준까지 흔들리며 두산은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9회 신들린 해결 본능을 과시한 페르난데스의 쐐기 2루타가 아니었다면 또 한번 긴장감 속에 경기를 지켜봐야 할 뻔 했다.
이날 승리에도 불구, 여전히 불펜 고민을 떨치지 못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젊은 불펜진에 바라는 건 딱 하나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공격 앞으로'다. 백전노장 이현승 처럼….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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