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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늘어지는 수비시간과 진땀 쏟는 투수의 얼굴, 그리고 공수교대 후 분위기를 달굴 새도 없이 순식간에 끝나는 공격. 야구 팬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패배다. "초구 좀 그만 쳐라", "우리 선발 쉴 시간을 안 주네"라는 아우성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이용규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성적보다 파울을 거듭하며 투구수를 늘린 끝에 안타나 볼넷을 얻어내는, 이른바 '용규놀이'에 있다. 지난 3연전에서 SK 투수들을 상대로 첫날 32구, 둘째날 25구, 셋째날 23구의 투구수를 이끌어냈다. 12타석에 총 80구, 타석당 평균 6.7개 꼴이다. 한번 타석에 들어서면 대부분 풀카운트까지 가는 셈이다.
주로 9번 타순에서 활약하던 이용규는 주말부터 1번 자리로 복귀했다. 지난달 31일 경기에서도 이용규는 첫 타석에서 5구 끝에 볼넷, 3~4번? 타석에서는 6~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뽑아내며 SK 투수들을 괴롭혔다.
8연패라는 성적만큼이나 더욱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한번 리드를 내주면 되찾지 못하고, 한화 투수의 휴식시간조차 벌어주지 못하는 무기력한 타선이다. 매경기 홈런이나 안타를 칠 수는 없지만, 이용규 같은 근성과 마음가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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