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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KBO, '아들존' 잡음 원천봉쇄 "NC 강진성 출전시 父구심 제외"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6-04 11:32 | 최종수정 2020-06-04 11:50


NC의 복덩이로 떠오른 강진성.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한 조치죠. 심판은 공정성이 최우선 아닙니까."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때아닌 '심판 아버지와 선수 아들' 논란에 대해 원천봉쇄에 나섰다.

올시즌 NC 다이노스의 강진성은 유망주 딱지를 벗고 팀의 복덩이이자 KBO의 새로운 거포로 떠올랐다. 대타로 4타수 4안타 3홈런을 쏘아올리며 주목받았고, 모창민의 부상 공백에 주전으로 발탁됐다. 이후로도 맹타를 휘두르며 NC의 리그 1위 질주를 견인하고 있다. 올시즌 타율 4할4푼4리(63타수 28안타)에 5홈런 20타점이다.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262에 이른다.

아들을 야구로 이끈 아버지는 KBO 심판위원 26년차 강광회씨다. 태평양 돌핀스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5시즌 활약한 후 은퇴, 1995년부터 심판으로 활동해왔다.

강진성이 본격적으로 1군 주전으로 나서면서 강광회 심판과의 어색한 마주침이 종종 연출됐다. KBO는 심판위원회와의 논의를 거쳐 논란이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인 조치를 내렸다.

정규시즌 KBO리그 심판은 5명 1개조로 구성된다. 구심과 1~3루심, 대기심을 돌아가며 맡는다. 하지만 강진성의 출전 경기에 한해 강광회 심판은 구심에서 제외된다. 선수나 팬들이 가장 민감할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개입하지 못하게 되는 것. 현실적인 한계상 누심과 대기심으로는 그대로 출전한다.

포스트시즌은 양 선심까지 6심제로 운영된다. 대기심 포함 7명이 한 조가 된다. 하지만 NC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강광회 심판은 모든 NC 경기의 심판 배정에서 제외된다. 구심은 물론 누심과 선심으로도 나서지 않는다.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기 위해서다.

KBO 심판 풀이 넓지 않은 만큼 쉽지 않은 조치였지만, 허운 심판위원장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아직은 심판위원회 자체 내규다. 규정으로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 2000경기 출장을 축하받는 강광회 심판. 스포츠조선DB

KBO 관계자는 "4심중 구심의 피로도가 가장 높다. 그래서 구심을 본 다음날은 대기심을 맡긴다. 하지만 강광회 심판조는 NC 경기 배정시 구심이 한 타이밍 빨리 오게 된다. 다른 심판들에게 피해인 셈"이라면서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심판들의 협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들' 외에 '숙부'도 있다. 문승훈 심판위원은 KIA 타이거즈 문선재와 큰아버지-조카 관계다. 2018년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문선재의 동생 문진제도 프로야구 선수였다.

이에 대해서는 KBO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선수 출신 심판이 거의 없는 일본, 야구인 풀이 워낙 넓은 미국과는 경우가 다르다. 심판의 아들, 조카들 중 지금 학생 야구에서 뛰는 선수도 여럿 된다.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될 수 있지만, 그만큼 관련 범위가 넓어진다. 보다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KBO 측은 "강진성은 당장 매 경기 출전하다보니 먼저 문제가 된 거고, 문선재는 지금 1군에 없다. 친척 관계에도 같은 조치를 적용할지는 차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게 KBO의 입장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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