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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한화 이글스는 최원호 2군 감독을 1군 감독 대행에 앉히면서 창단 후 4번째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게 됐다.
또한 최 대행은 2000년 이후 감독 대행 가운데 최악의 승률을 물려받은 임시 사령탑이란 기록도 세웠다. KBO리그 39년 역사를 통틀면 1988년 태평양 돌핀스 임신근 감독 대행이 강태정 감독으로 승계받은 6푼7리(1승14패)가 대행 취임 시점 최악의 승률 기록이다.
한화가 최 대행 체제를 시즌 끝까지 이어갈 지, 중간에 정식 사령탑을 임명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최 대행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경우 정식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대로 감독 대행이 시즌이 끝난 뒤 대행 꼬리표를 떼로 정식 계약을 한 건 31번 가운데 14번이다. 2000년 이후만 보면 14번 중 5번이다.
2011년 이만수 대행의 경우 김성근 감독 퇴진 후 감독 대행이 돼 페넌트레이스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당시 이 대행은 김 감독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5할5푼9리의 승률을 승계받아 40경기만 지휘하면 되는 상황으로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애초 높았다.
이런 여러 역사적 통계를 살펴봤을 때 최원호 대행이 한화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을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결국 남은 시즌 한화 구단의 목표는 간단하다. 팀다운 팀을 만들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리빌딩이다. 무늬만이 아닌 실질적 리빌딩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2018년 한용덕 전 감독의 지휘 아래 페넌트레이스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팀이 2년 만에 와해 수준의 전력으로 추락한 원인을 파악해 팀 재건에 온 힘을 써야 한다.
하지만 한화가 성적을 온전히 포기하고 혁신 프로젝트를 제대로 수행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프로 감독 대행을 지낸 한 인사는 "페넌트레이스는 장기전이다. 한화는 현재 잘 싸우는 병사가 없다. 2군서 불러올릴 만한 병사도 딱히 없고, 한 때 잘 싸웠던 병사들은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대행의 권한에는 한계가 있다. 팀 성적을 아예 포기하지 않는데, 그러면 리빌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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