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산 일문일답]한화 최원호 대행 "1군 다 바꿀까 생각도, 프로다운 경기 주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6-09 17:30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이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6.09/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 대행은 반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2군팀에 부임한 최 대행은 지난 7일 한용덕 전 감독이 사퇴 의사를 드러낸 뒤 1군팀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8일 1군 엔트리 10명을 정리한 최 대행은 롯데전을 앞두고 강재민 문동욱 박상언 박정현 박한결 윤호솔 장운호를 새롭게 등록하며 변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최 대행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갖는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행직을 맡은 시간 이후 워낙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1군 엔트리를) 다 바꿀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일단 정신, 기술적 문제에 대한 케어와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다운 경기를 하자고 했다. 우리 실력으로 이기는 게 중요하다. 4구 남발이나, 백업 미스에 대해선 의식을 한다면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보이지 않는 실책, 본헤드 플레이는 상황 변수에 대한 예측을 한다면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노력한다면 수준 높은 경기가 나올 것이고, 이기는 경기도 따라올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소감은.

▶항상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땐 기대반, 걱정반인 것 같다. 대행직을 맡은 시간 이후 워낙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다. 특별한 느낌은 잘 모르겠다.

-대행직 수락과 선수단과 야구장에 나와 그라운드를 밟은 느낌은 다를 듯 한데.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했다. 정경배 코치와 통화를 하기도 했다. 방향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엔트리 변경 배경은.


▶1군에서 뛰던 선수들을 봤을 때 연패가 길어지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게 되면 이겨도 이길 것 같지 않고, 지면 계속 질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게 계속 쌓이게 되면 결국 정신적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육체적인 피로로 전달된다. 전체적으로 피로도가 높아진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1군 엔트리를) 다 바꿀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일단 정신, 기술적 문제에 대한 케어와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실력 발휘가 가능하다고 봤다. 한번에 모두 바꿀 순 없으니, 그 중 컨디션이 더 좋지 않은 선수들을 먼저 2군으로 보내 케어를 받도록 했다. 이렇게 팀 분위기가 안좋을 땐 이슈메이커가 필요하다고 봤다. 경력자들은 이 분위기를 알고 적응을 하지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이런 분위기에 둔감하다. 그래서 교체를 하게 됐다.

-선수단 상견례는 했나.

▶부산 원정 출발 전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다. 원래 그런 성격은 아닌데, 코치진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볼테니 눈치 보지 말자고 했다. 인상 쓰나, 즐겁게 하나 결과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정에 충실하고 즐겁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자고 했다. 못치거나 실책을 한 뒤 서로 격려해주고, 프로다운 경기를 하자고 했다. 우리 실력으로 이기는 게 중요하다. 4구 남발이나, 백업 미스에 대해선 의식을 한다면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보이지 않는 실책, 본헤드 플레이는 상황 변수에 대한 예측을 한다면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노력한다면 수준 높은 경기가 나올 것이고, 이기는 경기도 따라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인업은.

▶워낙 정신이 없어 데이터를 많이 보진 못했다. 정경배 코치와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보고 논의했다. 1, 3, 8번이 포인트가 됐다고 봤다. 이용규에게 1번을 맡겼고, 정진호는 3번에 적합한데 오금에 문제가 있어 출전이 쉽지 않다고 봤다. 현재 기록으론 마땅한 카드가 없어 최인호를 배치했다. 하위 타선에선 포수로 박상언이 선발 출전한다. 장타력이 있는 선수다.

-새로 올린 신인 3명의 장점은.

▶장비를 이용해 데이터를 보고 선수들을 지도한다. 타격 파트에선 블라스트를 많이 이용하는데 박정현, 최인호는 타격 코치 평가와 블라스트 수치값에서 상당히 좋은 스윙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행히 그 선수들이 퓨처스에서 많은 경기는 아니었지만 좋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최진행이 2군에서 올라온 지 얼마 안되어 다시 1군 말소됐다.

▶최진행은 타격, 주루에도 문제가 있지만 수비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전력이 약한 팀은 수비가 받쳐주지 않으면 초반부터 무너질 수도 있다고 봤다. 투수 중심으로 수비에 기반에 운영을 하고 경기 종반 수비가 부족하지만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을 내세워 승부를 가져가는 패턴을 고려하고 있다. 최진행은 현재 지명 타자 외엔 활용도가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2군행을 결정했다. 2군에서 급하게 올라간 감도 있었다. 제대로 경기 감각을 만들 시간도 없었다. 퓨처스에서 경기 감각을 좀 더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지도자 경력이 짧은 상황에서 검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어떤 야구를 시도할 생각인지.

▶당장 어떤 야구를 시도하겠다고 말하긴 곤란한 부분이 있다. 2군에서 정민철 단장님과 함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다. 그동안 선수 평가에 주관적인 성향이 강했다. 기준이 명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먼저 육성해야 할 선수, 중장기로 가야 할 선수들에 대한 분류도 미흡했다. 그런 것들을 체계적으로 잡아가고자 했다. 퓨처스는 기록을 만드는데 집중해왔다. 기본 스탯이 있어야 선수를 평가하는 잣대도 만들 수 있다. 수비에선 기록만으로 평가하기 어렵기에 전문가의 주관적 견해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 스탯에 주관적인 견해가 더해져야 한다는 구상이다. 1군도 마찬가지다. 고참들을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경력이 많은 선수가 우선권을 갖기 위해선 나이가 어린 선수보다 실력이 좋아야 한다. 실력에 대한 평가가 우선이 되야 한다. 비슷한 실력이라면 미래 가치가 높은 어린 선수를 써야 한다. 퓨처스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구단 최다 연패 신기록을 앞둔 승부인데,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짰다.

▶기존 선수들이 계속 졌다. 연패 기간 라인업 변화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렇게 가나, 저렇게 가나 똑같다. 좋을 수도 있는데, 시도도 안 해보는 것은 잘못이다.

-육성을 위해 성적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닌건가.

▶1군에서 성적을 포기하는 팀은 없다. 1%의 확률이라도 있다면 포기해선 안된다. 1군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과정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과정에 충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114경기를 맡았는데 100연패를 하진 않을 것 아닌가. 언젠가는 이길 것이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우람은 좋은 기량을 갖고도 출전 기회가 적었다. 마운드 운영 구상은.

▶정우람은 면담을 했다. 불펜 에이스가 썩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7회에 오르긴 이른 감이 있고, 셋업과 마무리를 병행한다면 2이닝은 가능하다고 본다. 8회에 쓰지 않고 버티다 더 안좋은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무사 만루에 올리는 것보다 주자가 없을 때 2이닝을 던지는게 낫다고 봤다. 본인과 면담 결과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3점차 이내라면 2이닝을 던질 수도 있다. 대신 2이닝을 던지면 다음날 쉬게 해주겠다고 했다. 불펜은 스윙맨 정도를 빼면 2이닝을 넘기는 투수들은 없을 것이다. 선발은 6선발 체제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투구수 대비 휴식일 권장안에서 선발 투수 혹사 문제도 거론된다. 선발 투수 휴식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권장안 대로면 120구를 넘지 않는 내에서 6일을 쉬게 해줘야 한다. 서폴드-채드벨-장민재는 고정시키고, 나머지 세 자리는 선발 로테이션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 한 팀 선발 로테이션에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한 투수가 없다는 것은 코미디 아닌가. 김민우와 김이환은 1~2군을 오가며 로테이션으로 던지게 할 생각이다. 남지민 한승주 오동욱 등을 활용할 생각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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