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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인터뷰]604일만의 복귀에도 웃지 않은 김강률 "너무 답답해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6-11 08:43


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경기, 4회말 1사 2,3루에서 두산 투수 김강률이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무려 604일만에 돌아온 1군 마운드. 그럼에도 김강률은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두산 베어스 김강률은 지난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김태형 감독은 4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김강률을 올렸다. 두산이 4-8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1사 2,3루 위기 상황에 김강률이 투입됐다. 2018년 10월 1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604일만의 1군 등판이다. 2018년 정규 시즌을 마치고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던 김강률은 지난해 재활과 훈련에 집중했다. 올 시즌도 2군에서 개막을 맞았다가 퓨처스리그 등판을 거쳐 4일 1군에 콜업됐다. 김강률은 첫 타자 강진성을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다음 상대한 타자는 양의지. 2018시즌 이후 NC로 이적한 전 팀동료 양의지와의 첫 투타 맞대결이었다. 김강률은 1B1S에서 양의지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선행 주자 2명을 들여보냈다. 추가 실점을 허용한 김강률은 이어지는 위기에서 박석민을 2루수 방면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김강률은 이어진 5회말에도 투구를 이어갔다. 선두 타자 노진혁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이후 애런 알테어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2아웃 이후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곧바로 박민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김강률은 1⅔이닝동안 24구를 던지며 1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건강한 귀환을 알렸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100%는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그래도 김강률이 올라와서 던져주니까 어느정도 (불펜)구상이 나오네"라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덤덤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구위 때문이다. 김강률은 "생각보다 복귀가 너무 늦은 것 같아서 덤덤했다. 마음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 너무 오래 걸렸고, 지금 제 상태도 베스트가 아니라서 그렇다"며 머쓱해했다. 그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구속이다. 부상전 김강률은 최고 150㎞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그러나 아직은 감각을 회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인지 그만큼의 구속은 아니다. 캠프때는 최고 구속이 140㎞정도였고,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더 오른 최고 144를 마크했다.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는 빨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다.

김강률은 "아픈 곳도 전혀 없고, 지금 몸 상태가 올라왔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서 스피드로 연결이 안되고 있다"면서 "우리팀 불펜 사정도 그렇고,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 제가 원래 그런(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기 때문에 감독님이나 팀원들이 그런 면에서 저를 기다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안되다 보니 만족이 안된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마냥 실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김강률이 말한대로 지금 두산 불펜에 결코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고, 무조건 150㎞을 던져야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김강률은 복귀전에서 140㎞대 초반 공으로도 깔끔하게 범타를 유도해내는 피칭을 했다. "제가 답답해하는 마음을 알고 주위에서 다들 '2년만에 돌아온 것치고 괜찮다'며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 지금 베스트 구위가 아니라고 해서 경기를 안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끌어가야 한다. 등판하면 점수를 안준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구위도 올라올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는 김강률은 "이럴 때일 수록 후배들과 같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며 웃었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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