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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공식 석상 서는 강정호, '딜레마' 빠진 키움은 끝까지 여론 살핀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06-23 06:55


국내 프로야구 복귀 의사를 밝힌 강정호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과거 음주 운전 삼진아웃 전력에도 KBO 리그 복귀 의사를 밝힌 강정호는 지난달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서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받았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6.05/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딜레마에 빠졌다.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는 강정호 거취 문제 때문이다.

강정호가 23일 대중 앞에 선다. 지난 5일 입국한 강정호는 2주 자가 격리의 시간을 보냈고,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한다. 2016년 음주운전 적발 이후 처음 공식 석상에 선다. KBO리그 복귀를 위한 절차 중 하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5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예상보다 약한 징계로, 이제 공은 키움으로 넘어갔다. 보류권을 가진 키움의 결정에 강정호 복귀가 달려있다.

강정호는 2016년 음주운전 적발로 과거 2009년과 2011년(이상 넥센 히어로즈 시절) 음주운전 사실까지 드러났다.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과거에 비해 음주운전은 중대 범죄에 속한다. 당시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KBO리그와는 무관했다. 하지만 팀을 찾지 못한 강정호가 갑작스럽게 KBO에 복귀 의사를 전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상벌위는 '소급 적용'에 발목이 잡혀 현행 규정대로 징계를 내리지 못했다.

키움은 "기자회견에서 사과하는 걸 보고 나서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뒤늦은 기자회견에서 강정호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과하는 게 전부일 가능성이 높다. 사회 공헌 활동 등 앞으로의 계획이 담길 수도 있다. 형식적인 사과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키움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의 사과 내용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과한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아직 결정된 방향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키움의 선택은 강정호와의 계약 혹은 보류권 포기다.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키움은 과거 강정호가 소속팀에서 공을 세운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진출로 구단에 이적료 500만달러를 안기기도 했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계약하기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 안 그래도 부정적인 구단 이미지가 더 나빠질 수 있다. 계약시 자체 징계도 가능하지만,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을 문제 삼기도 어렵다. KBO 상벌위 역시 법리적 검토 끝에 1년 유기실격에 그쳤다. 구단은 관련 검토를 마쳤지만, 키움 관계자는 "거취 결론이 안 난 상황에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강정호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선수 생활의 길을 열어주고, 위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다만 강정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KBO리그에서 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강정호로선 선수 생명의 위기에 몰린다. 따라서 구단 고위층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단 여론의 분위기를 끝까지 살핀다는 계획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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