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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인터뷰]"내 공에 확신 생겼다" 삼성 백정현, FA 앞둔 '투수진 리더'의 속내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6-24 11:15 | 최종수정 2020-06-24 11:48


16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과 삼성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삼성 선발 백정현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6.16/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 초에 여러가지 시도를 했는데 잘 안됐다. 이젠 정리가 끝났다. 내 공에 확신이 생겼다."

백정현이 삼성 라이온즈 투수진의 리더로 자리잡았다. '만년 유망주'로 불리다 선발 한자리를 꿰찬지 4년, 어느덧 33세다.

백정현은 올해로 프로 14년차 투수다. 나이도 올시즌 삼성 투수들 중 권오준 윤성환 오승환 우규민에 이어 5번째로 많다. 과묵하면서도 자신이 선발등판한 날 좋은 타격과 수비를 보여준 후배를 따로 챙길만큼 다감한 면도 있다. 무심한듯 챙겨주는 마음씀에 젊은 선수들이 따른다. 영건들은 종종 '백정현 선배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한다.

"그간의 경험이나 봐왔던 느낌으로 한 마디씩 해줬을 뿐이다. 후배들이 먼저 다가오고 질문하고 알아들었다. 후배들이 잘한 거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알려주진 않으니까."

백정현은 올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지난 겨울을 착실하게 준비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첫 스텝이 꼬였다. 부진에 종아리 부상이 겹치며 퓨처스를 오갔다. 6월 4일 LG 트윈스 전에서는 외야 뜬공 실책이 3개나 나오는 불운 속에 11실점(8자책)이란 보기드문 경험도 했다.

백정현은 시즌 초 부진에 대해 "체인지업부터 슬라이더, 커브까지 다양한 그립을 시험했다. 직구 대신 투심도 던져봤다"면서 "이젠 구질 정리를 끝냈다. 내 공에 확신을 갖고 던진다. 아직 좀더 뛰어봐야겠지만, 느낌이 좋다. 구속도 잘 나오고 있다"며 올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속상했던 과거는 잊었다. 백정현은 최근 키움 히어로즈 전 7이닝 무실점, 두산 베어스 전 5이닝 3실점(2자책), KIA 타이거즈 1실점으로 3경기 연속 쾌투를 이어가고 있다. KIA 전에는 올시즌 가장 많은 106구를 던졌다.

첫 2경기에서 홈런 5개를 맞는 통에 올시즌 피홈런 순위에서도 7개로 공동 3위다. 홈구장인 라이온즈파크도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다. 백정현은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면 홈런도 맞는 것"이라면서도 "솔직히 '오늘은 라팍'이라는 걸 의식한다. 힘싸움할 상황에서도 피할 때도 있다"고 답했다.


다만 백정현의 마음 한켠에는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에 대한 갈증이 있다. 백정현은 "관중이 있을 때는 내가 잘 던지면 희열을 느꼈다. 요즘은 그런 게 좀 부족하긴 하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생일대의 도전인 FA에 대한 백정현의 속내는 어떨까. 백정현은 'FA가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웃었다.

"별 생각 없었는데, 자꾸 주변에서 이야기를 하니까 신경이 쓰인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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