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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SK 와이번스 박경완 감독대행의 예상을 뛰어넘는 투수 기용. 비록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은 확인했다.
8회말에 SK 불펜에는 박민호와 김택형이 준비 중이었다. 이 중 박민호가 마무리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아무래도 김택형은 제구가 불안하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 박경완 감독대행이 김택형에 대해 "필승조로 생각하고 기용하겠다"라고 했지만 9회 기용은 무리수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9회초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김택형이었다. NC의 선두 타자가 3번 나성범이었기에 나성범만 상대한 뒤 박민호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이제 5번 박석민의 타석. SK 덕아웃은 이번에도 조용했다. 드디어 박석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제 상대는 이날 2안타를 친 노진혁이었다. 이때 박경완 감독대행이 덕아웃에서 나왔다. 노진혁이 왼손타자인데 교체를 하나 싶었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박 감독대행은 김택형과 포수 이현석의 배를 한번씩 툭치며 얘기를 나눈 뒤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김택형에게 끝까지 맡기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박 감독대행의 방문에 힘이 났는지 김택형은 자신있게 공을 뿌렸고,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노진혁이 친 공이 유격수 정면으로 흘렀다.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가 이뤄지며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김택형에게 생애 첫 세이브가 기록되려는 찰나. 2루수 최준우가 1루로 던진 공이 원바운드 되며 뒤로 빠졌다. 그사이 2루주자 나성범은 홈을 밟아 3-2가 됐고 노진혁은 2루까지 달렸다.
2사 2루의 동점 위기가 왔다. 이어 7번 모창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2사 1,3루.
8번 강진성의 타석이 오자 박 감독대행이 다시 나왔다. 이젠 교체한다는 뜻이었다. 병살을 실패해 아쉬움이 머릿속에 남을 김택형 대신 박민호를 올렸다. 박민호가 강진성과 6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경기 끝.
박 감독대행의 9회 김택형 기용은 그동안 SK가 보여왔던 투수 운용과는 분명히 달랐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투수를 중요한 상황에 기용하면서 키우려는 점은 신선했다. 김택형은 세이브나 마찬가지인 홀드를 기록했고, 박민호는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김택형이 세이브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자초한 위기를 막아내는 모습을 보이며 가능성을 확인했고 박민호가 승리를 지켜냈으니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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