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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첫 등판때 공이 가장 좋았어요."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두산 베어스 박종기가 최근 2경기 연속 부진했다. 6월 20일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승을 거뒀던 박종기는 이후 3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특히 7월들어 등판한 2경기에서 조기 강판 됐다. 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이닝동안 7안타 3탈삼진 3볼넷 3실점 '노 디시전'으로 물러난 박종기는 8일 첫승의 상대팀인 LG를 다시 만났지만, 4이닝 7안타(1홈런) 5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이날은 제구에 애를 먹었다. 가운데 몰리는 공과 바깥으로 빠지는 볼이 극명하게 차이 나면서, 볼넷 혹은 장타로 초반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김태형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성급한 완급 조절을 가장 경계한다. 김 감독은 "슬슬 힘 빼면서 이닝 길게 가져가는 것까지 계산하는 투수는 50승 100승 정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나 가능하다. 젊은 투수들이 이닝 의식해서 초반에 힘빼고 던지는 건 안된다. 무조건 초반부터 자기 공을 전력 투구해야 한다"고 평소에도 늘 강조한다.
박종기가 연속 부진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고민이 다시 생겼다. 두산은 이용찬이 지난달 팔꿈치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된 후, 선발 1자리를 두고 나머지 투수들이 경쟁하는 상황이다. 크리스 플렉센, 라울 알칸타라, 이영하, 유희관까지 4명의 선발은 고정이지만 뒤를 받쳐줄 확실한 선발 카드가 한장 더 필요하다. 올 시즌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이 낙폭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고정 선발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남은 시즌 동안 박종기가 기회를 당연히 더 얻을 수 있고, 불펜 롱릴리프로 한차례 선발승도 거둔 최원준도 유력 후보다. 또 지난달 선발 등판때 좋은 공을 뿌린 신예 조제영도 2군에서 선발 수업 중이다. 장원준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다 2군에서 조금씩 투구수와 이닝, 구속을 올리면서 컨디션을 찾아나가고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당장 1군에 올라온다고 해도 선발로 큰 임무를 맡기기에는 부담스럽다.
결국 젊은 투수들이 해줘야 한다. 코칭스태프가 강조하는 대로 이닝 소화력이 기존 선발 투수들보다 조금 떨어지더라도, 1회 첫 타자부터 전력 투구하는 인상을 남기면서 '싸움닭' 의미지를 남기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대체 선발 오디션은 여전히 'ing'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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