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핫피플]불치병 이겨낸 '인간승리' 송창식, 아쉬움 가득한 두번째 은퇴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7-15 14:08 | 최종수정 2020-07-16 05:30


한화 송창식. 스포츠조선DB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의 '인간승리' 송창식(35)이 은퇴를 선언했다.

신인왕 후보에서 팔꿈치 수술과 불치병으로 인한 첫번째 은퇴, 혹사 논란에 시달린 마당쇠 투구까지, 굴곡진 13년 이글스 외길이었다.

한화 구단은 15일 송창식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4년 데뷔 이래 17년만의 안녕이다.

송창식은 한화에서만 13시즌 동안 활약한 프랜차이즈 선수다. 비록 화려한 기록은 남기지 못했지만, 불치병을 이겨낸 성실함과 인화로 동료들을 이끈 화합의 아이콘이었다. 팀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는 다부진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송창식은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기대주였다.

데뷔 첫해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140⅓이닝 동안 8승7패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다.

그해 신인왕 오주원(키움 히어로즈)이나 그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았던 권오준(삼성 라이온즈) 못지 않은 호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팔꿈치 인대접합(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시련이 시작됐다. 이후 뚜렷한 이유 없이 발병한 버거씨병(폐색성 혈전 혈관염)까지 겹치며 사실상 야구 선수 인생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결국 송창식은 임의탈퇴 형식으로 2008년 첫 은퇴를 했다.


하지만 송창식은 좌절하지 않았다. 모교 세광고에서 코치로 활동하던 송창식은 불굴의 의지와 성실함으로 버거씨병을 이겨냈다. 2010년 한화로 복귀한 송창식은 2012년에는 필승조로 4승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91. 2013년에는 마무리로 4승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42의 활약을 펼치며 짧은 전성기를 보냈다.

2015년에는 김성근 전 감독을 만났다. 이후 3년간 193경기에 출전, 185⅔이닝을 소화하며 21승 18패 34홀드를 기록했다. 팀이 원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르던 '투혼'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불꽃이었다. 너무 많은 공을 던졌다. 몸이 버티지 못했다. 1군 출전경기 수가 2018년 12경기, 2019년 1경기로 급격히 줄었다. 올해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결국 은퇴로 이어졌다.

한화는 관중 입장이 이뤄지는 대로 송창식이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은퇴식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송창식은 통산 13시즌 동안 431경기 707⅓이닝, 43승 41패 5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5.31의 기록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영광의 시절과 고난의 시절을 거치면서도 오직 '한화맨'으로 남았던 투수. 아쉬움 가득한 뒷 모습만이 남았다.

송창식은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은퇴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팀에게도, 팬 여러분들께도 죄송하다"며 "당분간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향후 계획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송창식과 스프링캠프를 함께 하며 올시즌을 준비했다. 최 대행은 "캠프 때 정말 열심히 했다. 스스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선수 생활에 미련도 많이 남고, 앞으로 해야될 일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을 것 같다. 시원섭섭한 마음일 것"이라며 "어렵게 결정한 만큼, 제 2의 인생을 잘 준비하기 바란다"고 앞날을 축복했다.


김성근 전 감독(왼쪽)과 송창식. 스포츠조선DB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보크 논란 "임기영이 상대를 속이려했나요?"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