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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필승조 전상현(24)의 롤모델은 '돌아온 끝판왕'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이다. 어릴 적 오승환을 보며 야수선수의 꿈을 키웠고, 프로선수가 돼서도 여전히 오승환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오승환이 일본과 미국 무대를 돌아 지난달 9일 대구 키움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것을 본 뒤 "방에서 계속 (오승환 복귀 영상을) 돌려봤는데 소름 돋더라. 되게 멋있었다"며 환하게 웃기도.
지난 15일에는 롤모델 앞에서 세이브를 챙겼다. 그것도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전상현의 직구와 슬라이더에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는 맥을 추지 못했다.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전상현은 "(오승환 선배 앞에서 세이브를 한 건) 영광이었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롤모델은 최형우의 한 방에 무릎을 꿇었다. 자신의 생일날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전상현은 희비가 엇갈린 상황에 대해 "팀으로서는 좋았다. 팀 승리가 중요했다"며 오승환에 대한 감정은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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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은 지난 7일 이후부터 임시 클로저로 활약하고 있다. 기존 마무리 투수 문경찬이 부상자 명단에서 밸런스 조정을 하고 있는 사이 전상현이 문경찬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큰 부담은 없다. 전상현은 "마무리라 생각하지 않고 8회에 올라간다는 마음가짐이다. 똑같은 1이닝이라 마인드컨트롤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8회에 등판하는 것과 9회에 등판하는 느낌은 다르지만 부담감은 안가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당분간 전상현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길 계획이다. 문경찬의 실전감각이 100%까지 향상되기 전까지다. 이 소식을 처음 접한 전상현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엷은 미소를 띄웠다.
전상현의 꿈은 마무리 투수다. 그러기 위해선 아직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는 "구위나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 서재응 코치께서도 마무리를 하려면 확실한 구종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하신다. 유인구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종 중에서 자신있는 것이 슬라이더다. 계속 비율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좌타자 피안타율 좋은 건 우타자보다 좌타자가 상대하기 편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록에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서도 전상현은 "사실 홀드보다는 세이브가 탐나긴 한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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