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2)는 가장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선발 투수다.
그런 면에서 롯데가 스트레일리를 품은 건 행운이었다. 이 모든 걸 두루 갖춘 완성형 투수이기 때문이다.
19일 대구 삼성전은 그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특급 평균자책점인 2.03의 수치에 비하면 시즌 초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찡그리지 않았다. 언제나 함박 웃음을 잃지 않는다. 화가 나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동료의 실책에도, 불펜의 방화에도 그는 크게 찡그리는 법이 없었다. 심지어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할 때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반면, 좋은 공격과 수비가 나올 때는 뛸 듯이 기뻐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날도 1회초 이대호의 결승 투런포가 터졌을 때 덕아웃에서 만세를 불렀다. 3회 김지찬의 안타성 타구를 점프캐치로 건져 올린 중견수 김재유의 호수비에는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긍정의 마인드. 불운을 딛고 연승으로 상승반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실제 그는 "3연승을 해서 기분이 정말 좋다. 이 기운을 쭉 이어가고 싶다. 잘 될 때나 안될 때나 즐기려 하고 있다. 너무 진지하게 하는 것 보다 웃으면 즐길 때 결과가 더 좋았던 것 같다"며 미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아졌고, 타선의 추가점 지원도 없었다.
1회말 부터 결정구가 삼성 타자들에게 커트 당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1회에만 무려 37구를 던졌다. 하지만 1사 1,3루 위기에서 이성곤 이학주를 범타 처리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빠른 승부로 투구수를 조절했다. 6이닝을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이다.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이 순간을 특별하게 언급했다. 그는 "1회 공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많이 겪어봤던 상황이었던 만큼 준비한 대로 던지는 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적 나였다면 당황했을 지 모른다. 경험이 참 중요한 것 같다"며 특유이 밝은 미소를 지었다.
주2회 로테이션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트레일리는 "주 2회 투구는 나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감독님이 부를 때 언제든지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그것이 선발로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고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이야기 했다.
긍정의 아이콘으로 롯데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스트레일리. 그가 팀에 만연한 패배의식 탈출과 함께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끄는 선봉장이 될 수 있을까. 재능과 인성, 경험을 두루 갖춘 성공 예감의 외국인 에이스의 탄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