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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토종 거포 김동엽(30)의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중요한 순간, 한화가 자랑하는 주축 투수들로 부터 뽑아낸 홈런이었다.
15일에는 0-0이던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한화 마무리 정우람의 패스트볼을 당겨 결승 투런 홈런을 날렸다. 2대0 승리를 이끈 결정적 홈런 한방. 16일에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연속 3구 삼진으로 힘차게 출발한 한화 선발 서폴드의 높은 커브를 당겨 비거리 120m짜리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중요한 순간 터진 연타석 홈런이었다.
고심 끝 변화를 택한 김동엽의 장타 흐름이 심상치 않다.
김동엽은 16일 첫 타석 홈런을 시작으로 3안타 경기를 펼쳤다.
대부분의 공을 배트 중심에 맞혀냈다. 그는 "공을 잘 보기 위해 오픈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오픈한 이후 공이 확실히 잘 보인다"고 말했다.
웬만한 외인 타자보다 파워가 있는 김동엽의 숙제는 유인구 참아내기다. 삼성 허삼영 감독이 늘 강조하는 "유인구는 잘 치는 게 아니라 잘 참아내야 하는 것"이란 지론의 실천이 김동엽에게 가장 필요하다.
다른 타자들 처럼 풀파워로 세게 칠 필요도 없다. 가벼운 스윙 과정에서 중심에 걸리면 죄다 넘어간다.
실제 김동엽은 오픈스탠스 변화 이후 공을 잘 골라내며 가벼운 스윙을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공은 까마득하게 날아간다.
걸리면 넘어간다는 사실. 이를 잘 아는 상대 투수는 김동엽에게 절대 쉽게 승부하지 않는다. 집요하게 유인구 승부를 펼친다. 결국 허 감독의 말처럼 이 유인구를 참아낼 수 있느냐가 김동엽 성공의 관건인 셈이다.
그만큼 오픈스탠스 이후 "공이 잘 보인다"는 김동엽의 말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김동엽은 "올시즌 힘들 때 주위 분들께서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되니 제 장점을 살리라고 해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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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끝난 트레이드 시장. 강속구 투수와 거포는 모두가 탐 내는 가장 귀한 매물이다.
팀을 대표하는 토종 거포는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지구의 움직임 처럼 조금씩 변화하고 발전한다.
김동엽도 많은 시행착오와 변화를 겪으면서 이미 달라지고 있다. 조금씩 완성형 거포를 향해 접근해가고 있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난 마무리 캠프 때부터 스프링 캠프 때까지 독하게 훈련해온 결과가 이제 하나둘씩 결실을 맺을 시점이다.
공이 잘 볼 수 있는 새로운 타격폼으로의 변화. 평균타율만 유지한 채로 장기인 홈런포를 펑펑 쏘아올릴 수 있다면 삼성의 후반 대반격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23일 롯데전 합류를 앞두고 있는 메이저리그 한시즌 27홈런의 거포 다니엘 팔카와의 좌-우 쌍포 탄생도 기대해 봄 직 하다.
팔카와 김동엽이 좌우에서 펑펑 홈런을 날리고, 베테랑 이원석과 강민호가 뒤에서 상황을 정리해 주는 그림.
장타력이 부족한 삼성 타선이 꿈꾸는 이상적 변화의 모습이다. 그 중심에 바로 토종거포로 자리매김해 가는 김동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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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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