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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베테랑이지만 ML에선 신인 김광현. 더그아웃 앞에서 마운드로 다시 뛰어간 사연

기사입력 2020-08-18 09:40


김광현의 모자 비교. 왼쪽은 스프링캠프때나 훈련 때 쓰는 모자이고 오른쪽이 정식 모자다. 김광현은 1회에 훈련모를 쓰고 던졌지만 2회부터는 정식 모자를 썼다.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메이저리그 두번째 경기지만 KBO리그와 합치면 통산 300번째 경기였다. 그렇게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지만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이라는 긴장감은 어쩔 수 없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모자를 잘못쓰고, 로진백을 잊어 더그아웃 앞까지 왔다가 마운드로 뛰어가는 해프닝을 보였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서 선발등판해 3⅔이닝 동안 3안타(1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의 무난한 피칭을 했다. 4회말 이안 햅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긴 했지만 1회말 1사 만루, 3회말 무사 1,2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2007년 KBO리그에 데뷔해 통산 298경기에 등판했고, 2009년엔 MVP까지 차지할 정도로 한국 야구의 대표 투수였던 김광현이지만 메이저리그라는 '꿈의 무대'에선 역시 신인이었다. 너무 피칭에만 신경을 썼는지 깜빡한게 있었다.

이날 TV 중계진은 경기 중간에 김광현의 얼굴을 비교하는 사진을 보여줬다. 자세히 보니 모자가 달랐다. 1회에 김광현이 쓴 모자는 훈련모였다. 스프링캠프 때나 경기전 훈련할 때 쓰는 모자라고. 김광현은 2회부터는 세인트루이스의 정식 모자를 쓰고 피칭했다.

1회말이 끝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김광현은 갑자기 몸을 돌려 마운드로 다시 뛰어갔다. 중계화면이 이때 끊기면서 많은 이들이 궁금했다. 알고보니 로진백을 가지러 간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로진백도 개인 소지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김광현이 이를 잊고 로진백을 마운드에 두고 내려온 것. 2회부터는 이런 실수가 없었다.

이런 작은 실수는 그만큼 김광현이 첫 선발 등판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1회부터 큰 위기를 겪은 김광현은 4회말 홈런이 아쉬웠지만 우여곡절끝에 얻은 선발 기회에서 무너지지 않으면서 나쁘지 않은 첫 출발을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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