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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최채흥(25)과 KT 윌리엄 쿠에바스(30)가 나란히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시즌 9차전에 선발 출격한 두 투수.
최근 부진은 커맨드 문제였다. 시즌 초반 같은 칼날 제구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KT전에서는 제구 안정을 통해 반등을 이뤄야 했다. 허삼영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많이 맞은 뒤에 준비를 잘 할 것"이라며 "맞아나가는 투수는 아니니까 전 경기로 부터 교훈을 얻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의 예언은 바로 적중했다. 최채흥은 12일 두산전과 전혀 다른 투수였다.코너 양끝을 절묘한 완급조절로 공략했다. KT 강타선이 꼼짝하지 못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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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SK전에서 무더위 속 호흡곤란으로 조기강판 된 이후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고척 돔 경기였던 지난 6일 키움전은 5⅔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12일 SK전에서 3이닝 홈런 포함 3피안타 5실점으로 또 한번 조기강판 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다음날 "어제 쿠에바스는 하위타자들에게 볼넷을 너무 많이 내줬다. 그런데 또 상위타자들에게는 곧바로 승부를 걸더라.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지난해부터 이야기한 부분인데 고쳐지지 않았다"며 질타했다.
사령탑의 꾸짖음에 쿠에바스가 대오각성 했다. 이날 경기 전 머리를 짧게 깎은 뒤 이강철 감독에게 "새로운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강철 감독도 "지난 경기는 다 잊고 오늘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쿠에바스는 변화구를 대거 섞어 삼성 타선의 예봉을 피해갔다. 총 투구수 103구 중 커트,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무려 85개였다. 무더운 대구 날씨에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타이트 했음에도 6이닝을 4피안타 4사구 4개,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버티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 팀 사령탑의 주문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반등의 계기를 만든 최채흥과 쿠에바스.
불펜이 승리를 날리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양 팀 벤치를 안도하게 한 의미 있는 역투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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