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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연전 체제 시작일이었던 18일 대구 삼성전.
후반 추격을 시작했지만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었던 순간 마다 주루사로 번번이 흐름이 끊겼다. "뒷 목이 당겼다"고 농담을 던질 만큼 이 감독에게는 답답했던 순간들이었다.
3-3 동점이던 8회초 1사 만루에 심우준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2루주자 장성우가 3루로 태그업 했다. 중계된 공은 3루로 향했다. 원심 세이프. 하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으로 번복됐다. 슬라이딩해 먼저 찍은 장성우의 발이 3루 베이스를 살짝 지나치는 순간 3루수의 태그가 이뤄졌다는 판정이었다.
"3루에서 죽는게 낫나 하는 생각 마저 들었어요. 세이프가 되면 송민섭 타석 때 대타를 써야 할지 고민이었거든요. 만약 안타를 치면 못 치면 수비 카드만 하나 없어지는 거라서요."
결국 장성우의 아웃 판정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이 감독의 고민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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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를 면한 송민섭은 9회초 선두 타자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곧바로 황재균의 쐐기 투런포가 터졌다.
경기 내내 노심초사 했던 이강철 감독의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순간.
"그 순간, 진짜 고민했다니까요. 태그아웃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민섭이가 9회 선두로 나서 볼넷으로 살아나갔잖아요. 재균이 홈런이 이날 속이 가장 시원했던 장면이었어요."
야구는 인생을 닮았다. 한치 앞도 모른다. 그래서 결과론이 난무한다. 운도 많이 따라야 하는 게임이다.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던 장성우의 3루 주루사.
다 살아봐야 그 때 그 순간의 의미를 판단할 수 있다. 다 끝나봐야 아는 야구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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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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