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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모자 벗고 들어간 윌리엄스 감독, '총체적 난국' KIA 수비

기사입력 2020-08-20 06:20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8.19/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2사 만루 실점 위기를 넘긴 KIA 이민우를 향해 유격수 박찬호가 미안한 마음을 표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8.19/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1루 LG 장준원의 내야 뜬공을 KIA 3루수 박민이 실책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8.19/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맷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칭찬과 격려만 하는 스타일의 수장이다. 올해가 팀을 맡은 첫 시즌이기도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 특성을 고려한 '두둔'이기도 하다. 그동안 KIA 선수들이 경기 내용상 실수를 했을 때에도 윌리엄스 감독은 늘 선수들을 감싸왔다. 공개적인 지적이나 질타는 없었다.

그런 윌리엄스 감독이 실책성 플레이가 연달아 나오자 그라운드를 한참 쳐다보다가 투수 교체를 지시하고 잠시 더그아웃 뒤로 들어갔다. 모자를 벗는 동작에서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KIA 타이거즈는 LG 트윈스만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8월들어 LG를 3주 연속 만나고 있는 KIA는 앞선 2번의 3연전에서 모두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이번 주중 잠실구장에서 열린 원정 2연전에서도 두번 모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첫날 18일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회말 김현수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은 KIA는 19일에도 완패했다.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먼저 1점을 뽑고도, 리드를 지키기에는 힘겨웠다. 선발 투수 이민우가 3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타자들도 초반 찬스를 놓친 후 무력하게 물러났다.

무엇보다 수비가 실망스러웠다. 경기 흐름을 상대에게 빼앗긴 결정타였다. 이날 기록된 수비 실책은 2개.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더 많았다.

2회말 2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유강남의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잡은 박찬호가 포구 후 공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떨어트렸고, 주자가 모두 살았다. 평범한 땅볼을 1루에 던졌다면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었지만 이후 상황은 2사 만루까지 전개되면서 투수 이민우는 진땀을 흘렸다.

3회말에는 2아웃을 잘 잡고 2사 1루에서 이형종의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최원준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다가 공이 뒤로 빠지면서 강제로 3루타를 만들어주는 장면도 나왔다. 안타가 될 확률이 높은 타구였고, 단타로 막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지만 무리한 시도가 결국 장타로 이어졌다. 이후 이민우는 2아웃 상황인데도 3회에만 4실점을 했다.

4회말에는 채은성의 원바운드로 펜스 밖으로 넘어간 2루타성 타구때 중견수 최원준이 타구 방향을 잡지 못하는 장면도 나왔다. 다시 실점이 이어졌고, 이민우는 강판됐다. 중계 화면에 잡힌 윌리엄스 감독은 입을 벌리고 그라운드를 쳐다보다가 투수 교체가 지시된 후 모자를 벗고 벤치 뒤로 들어갔다. 경기가 이어지면서 감독은 다시 원래 자리로 나와 선수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불어넣었지만, 흐름을 내준 KIA는 무력하게 끌려가고 있었다.


5회말에는 장준원의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교체 투입된 3루수 박 민이 놓치는 허무한 실책이 나왔다. 이날 경기의 첫 '기록된 실책'이었다. 마지막 8회말 수비때에는 최소 1아웃 이상을 잡을 수 있었던 땅볼 타구를 2루수 홍종표의 포구 실책으로 놓치는 미스 플레이가 또 기록됐다. 5강에 도전하는 KIA는 주축 내야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힘겹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어려운 와중에도 센터 라인 수비 집중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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