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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 이강철 감독이 쿠에바스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이 감독은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전날 선발 등판했던 쿠에바스 피칭 내용을 복기했다.
"어제 처럼 던지면 더 바랄 게 없다"며 입을 연 이 감독은 "게임에 대한 집중력이 좋았다. 6회말 1사 만루에 강민호를 상대로 변화구를 던지다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주심의 볼 판정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 같은데 흥분을 가라 앉히려고 박승민 투수코치가 올라가자 눈을 쳐다보면서 진지하게 '알았다'고 하더란다. '아, 저 친구가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사실 쿠에바스가 잘해야 팀도 성적이 나는 거 아니겠느냐"며 "팀도 성적을 내고 쿠에바스도 재계약을 할 수 있는 윈-윈의 결과가 됐으면 좋겠다. 사실 용병 시장에서 좋은 투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앞으로 1,2게임 더 지켜 봐야겠지만 어제 같이 안 풀리던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있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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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SK전에서 무더위 속 호흡곤란으로 조기강판 된 이후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12일 SK전에서 3이닝 홈런 포함 3피안타 5실점으로 또 한번 조기강판 했다.
KT 이강철 감독의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그날 경기 직후 이 감독은 "어제 쿠에바스는 하위타자들에게 볼넷을 너무 많이 내줬다. 그런데 또 상위타자들에게는 곧바로 승부를 걸더라.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지난해부터 이야기한 부분인데 고쳐지지 않았다"며 질타했다.
사령탑의 강도 높은 꾸짖음에 깜짝 놀란 쿠에바스가 대오각성 했다.
18일 삼성전을 앞두고 머리를 짧게 깎은 뒤 나타나 이강철 감독에게 "새로운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제서야 마음을 푼 이강철 감독은 "지난 경기는 다 잊고 오늘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토닥거렸다.
실제 쿠에바스는 약속을 지켰다. 강한 경기 집중력으로 변화구를 80% 넘게 섞어 위기마다 삼성 타선의 예봉을 피해갔다. 무더운 대구 날씨에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타이트 했음에도 6이닝을 4피안타 4사구 4개, 3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팀의 후반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온 전략을 구사하며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자칫 해이해 질 뻔 한 외인 투수 마음을 다잡고 있는 이강철 감독의 밀당 리더십. 그 품 안에서 쿠에바스가 다시 특급 투수로 재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이 감독이 본격적인 5강 싸움을 앞두고 주축 외인 투수의 심리를 긍정적 방향으로 돌려놓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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