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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해 '심판재량 비디오 판독'이 있었다.
9회말 KT 승리 세리머니가 어색해졌다. 비디오 판독 타이밍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재량' 여부를 놓고 '특정팀에게 한차례 판독 기회를 더 준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심판재량 비디오판독은 심판 스스로 오심 가능성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한다. 자발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심판이 내린 결정을 그가 속한 조의 다른 심판이 오심으로 지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심판재량 비디오판독은 원심으로 억울한 팀 감독의 항의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특정팀에 비디오판독 기회를 한번 더 준 것이 아니냐'는 볼 멘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심판재량 비디오판독은 없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렸어야 했을 제도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심판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최선. 하지만 특정팀의 항의를 받고 판독을 요청해도 문제가 될 건 없다. '심판 재량'의 취지를 살려 불필요한 항의는 안 받아들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경우 4심 합의로 소신 있게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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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심판재량 비디오판독의 부재가 화근이 됐다.
22일 고척 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전. 8회말 키움 이정후의 중견수 플라이가 2루타로 둔갑했다. 우중간 타구를 KIA 중견수 김호령이 점프 캐치했지만 최수원 2루심은 안타를 선언했다. 공이 글러브에서 튕겨나가 펜스에 맞은 뒤 다시 잡은 것으로 판단했다. 중계 화면 상으로도 얼핏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리플레이 화면에서 공은 김호령의 글러브 안에 머물고 있었다. 경기 후 KBO가 공식 인정했을 정도로 명백한 오심이었다.
역대급 오심. 하지만 바로잡을 방법이 없었다. KIA가 2차례의 판독 기회를 이미 다 사용했기 때문이다. 만약 심판재량 비디오판독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오심의 방치. 모두가 괴로워졌다.
화근이 된 오심으로 역전패 하며 5연패 수렁에 빠진 KIA는 물론, 찜찜한 2루타를 얻은 이정후도 다른 측면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오심 당사자인 최수원 심판은 거센 비난과 불명예 속에 두고두고 괴로울 수 밖에 없다.
심판재량 비디오판독은 오심을 수정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승패가 갈리는 야구에서 어떤 판정도 제로섬 게임일 수 밖에 없다. 한 팀에 유리한 결정은 상대 팀에는 불리한 결정이 된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번복이 가능한 명백한 오심을 그대로 방치한 채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기계적 형평성 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정확성이다. 오심이 반복되면 신뢰가 무너진다. 심판재량 비디오판독의 부활이나 이제 준하는 제도의 신설이 필요한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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