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타자는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상수. 2구째 공을 결대로 밀어친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졌고 박해민은 거침없이 홈으로 달렸다. 기막힌 슬라이딩으로 포수 미트를 피해 홈베이스를 터치한 박해민은 역전의 짜릿함을 화끈한 세리머니로 표현했다.
박해민의 기막힌 홈슬라이딩. 9회초 1사 2루 김상수의 안타 때 2루주자 박해민이 홈인하고 있다.
2012년 심창민이 프로 2년차로 삼성왕조의 철벽 불펜진에 합류했을 때 오승환은 끝판대장이었다. 심창민은 주로 안지만과 오승환에 앞선 7회 불펜투수로 등판했다. 2013년 우승 후 오승환은 해외로 진출했다. 어느덧 7년이 지났다. 일본과 미국을 순회하고 돌아온 39세의 노장과 군 복무를 마친 28세의 예비역이 새로운 승리공식을 만들어 낼 순간이 왔다.
타자들이 '뚝딱뚝딱' 만들어낸 구원승 선물을 배달사고 없이 잘 전달하기 위해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과 강민호의 승리 세리머니
심창민의 복귀와 호투에 힘을 얻은 오승환도 회춘했다. 예전의 구위를 떠올리게 했다. 전병우, 김웅빈, 김혜성을 상대로 깔끔하게 삼자 범퇴. 7년만에 만난 심창민에게 오승환은 변함없는 '끝판대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짜릿한 역전승일 뿐만 아니라 키움전 5연패에서 탈출하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복귀전 승리를 거둔 심창민은 2018년 7월 21일 대구 한화전 이후 77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심창민의 합류로 삼성 불펜진이 큰 힘을 얻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