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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현장]'박찬호 리드오프 실화?' 비아냥 댄 KIA 팬들, 박찬호 삼성전 3안타 3타점으로 잠재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09-02 10:27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KT위즈의 경기가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박찬호가 3회말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8.30/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좌완투수가 선발이기 때문에 박찬호가 리드오프에 선다."

지난 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박찬호를 1번 타자에 배치한 이유다.

헌데 KIA 팬들은 윌리엄스 감독의 결정에 의아해 했다. 박찬호의 모든 지표가 리드오프에 설 자격조건을 충족시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8월 타율 2할3리, 특히 출루율이 2할5푼9리밖에 되지 않았다. 88타석에서 볼넷은 6개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팬들은 야구 커뮤니티를 통해 '박찬호 리드오프 실화?'라며 박찬호와 윌리엄스 감독을 비아냥 댔다.

사실 윌리엄스 감독도 박찬호를 리드오프로 기용한 것이 정말 오랜만이다. 선발로 박찬호를 라인업 1번에 세운 건 5월 31일 광주 LG전 이후 93일 만이었다. 지난 5월 5일 한 달간 리드오프를 박찬호에게 맡겼던 윌리엄스 감독은 6월 김호령이 돌아오자 박찬호를 하위타선으로 내렸다.

당시 윌리엄스 감독은 박찬호를 아예 라인업에서 제외하긴 힘들었다. 타격 업다운이 심한 편이긴 하지만, 주전 유격수 자리가 펑크나기 때문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발전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박찬호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후 김호령의 타격감이 떨어지자 지난달 중순부터는 최원준을 선발 리드오프로 중용했다.

잦은 리드오프 변화 속 박찬호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특히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남달랐다. 3안타를 날리며 3타점을 생산, 팀의 6대0 승리를 이끌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던 박찬호는 2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2사 1, 3루 상황에서 중전 적시타로 팀의 두 번째 득점을 배달했다. 5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담장을 맞추는 홈런성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 프레스턴 터커의 3루수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홈을 밟지 못했다. 7회 말 볼넷을 얻어낸 박찬호는 8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중전 적시타로 2타점을 해결했다. 박찬호가 3안타를 때려낸 건 지난 7월 15일 대구 삼성전 이후 48일 만이다.

박찬호는 자신을 리드오프로 기용한 것에 대한 비아냥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특히 박찬호는 5강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윌리엄스 감독의 리드오프 고민을 덜어냈다. 이젠 꾸준함이 필요하다. 체력소모가 많은 유격수이지만, 타격에서도 1일 삼성전과 같은 모습이 필요하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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