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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꾸준하게 선발 이닝을 책임져 주는 투수.
데뷔 후 최다 투구수를 경신하는 역투로 긴 이닝 마운드를 지켰다.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뷰캐넌.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여려운 경기를 펼쳤다. 무려 9개의 피안타를 허용했다. 홈런도 2방이나 맞았다. 9피안타 4실점.
6회까지 93구. 하지만 7회를 단 5구 만에 마쳤다.
4-4 동점이던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내야실책으로 위기가 찾아왔다. 최인호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2루. 투구수는 이미 110구에 달했다.
노수광에게 빠르게 승부를 걸었다. 단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사 1,2루.
투구수는 종전 최다인 113구를 이미 넘어섰다. 정현욱 코치가 벤치를 박차고 나서려는 순간, 뷰캐넌이 검지를 치켜세웠다. 남은 한 타자를 막고 이닝을 마치겠다는 표시. 벤치도 에이스의 투혼을 존중했다.
타석에는 '천적' 오선진. 뷰캐넌은 피해가지 않았다. 단 3구 만에 143㎞ 혼신의 커터로 삼진 처리한 뒤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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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1루에서 강민호의 타구가 우중간을 뚫을 뻔 했지만 정진호의 호수비에 막히며 더블아웃. 뷰캐넌이 시선을 떨구는 순간이었다.
삼성 타선은 9회에도 침묵했다. 결국 경기는 4대4 무승부로 끝났다. 혼신의 117구 역투가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에이스 뷰캐넌을 내고도 승리하지 못한 삼성. 사실상 패배나 마찬가지로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여파는 고스란히 더블헤더 2차전으로 이어졌다.
1무1패로 한화와 3차전을 부담 속에 시작한 선수들은 초반에 와르르 무너지며 0대7로 완패했다.
3연전 1무2패. 5강과의 거리가 10경기 차로 한뼘 더 멀어졌다.
이제는 5강 도전이 문제가 아니다. '명가' 삼성라이온즈의 자존심을 지켜야 할 시점이다. 역대급 최하위 팀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충격 극복이 급선무다. 에이스 뷰캐넌의 검지 투혼이 아쉬운 결과 속에 희미해지고 말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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