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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돌직구가 돌아왔다. '끝판왕' 오승환(38)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과정은 살짝 달랐다. 과거 돌직구 위주만이 아니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을 섞은 타이밍 싸움을 통해 타자들을 돌려세우고 있다.
어수선한 과정 속의 복귀. 실전 준비도 부족했다. 잠시 적응에 애를 먹었다.
최근 들어 패스트볼 볼끝이 점점 더 살아나고 있다. 돌직구의 부활이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 각도와 제구도 날카로워 졌다. 살아난 라이징 패스트볼에 변화구 제구가 결합하면서 극강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오승환의 직구 비중은 52.4%. 변화구와 거의 반반이다. 슬라이더가 31.8%, 포크볼이 11.7%다. 빈도가 높지 않지만 커브(3%)와 투심, 체인지업(각 0.6%)도 있다. 주로 4가지 구종을 섞어 쓰고 있는 셈. 팔색조를 방불케 하는 변화다. 최근 들어 갈수록 직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세이브 과정이 심플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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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허삼영 감독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승환에 대해 "구위와 제구가 좋아지고 있다. 변화구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커맨드, 구위에 앵글까지 좋아진 상태"라며 "아무래도 상대 타자는 아직까지도 오승환 선수에 대한 직구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실에 대한 인정과 빠른 변화가 성공을 가져왔다.
오승환은 복귀 당시 자신의 패스트볼의 위력을 묻는 질문에 "내 스스로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2군 출전도 없이 곧바로 복귀한 국내 무대. 시행착오는 불가피 했다.
복귀 직후 오승환의 패스트볼은 과거 만큼의 위력은 아니었다. 스스로 "세이브 하나 하는게 쉽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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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하게 자신의 나이와 물리적 한계를 빠르게 인정했다. 해법 찾기가 쉬워졌다.
우선 살짝 저하됐던 패스트볼의 볼끝 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단순 스피드가 아닌 공의 회전력을 강화했다. 보이는 구속 차가 크지는 않지만 타자의 체감 스피드는 크게 달라졌다.
돌직구가 살아나며 복귀 초반 애를 먹던 좌타자 승부가 수월해졌다.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홍창기 이천웅 라모스 등 왼손 3명을 단 9구 만에 삼자범퇴 처리했다. 특히 이천웅과 라모스에게는 시속 150㎞의 빠른 공으로 뜬공을 유도했다. 라이징 패스트볼이 살아나면서 배트 궤적이 공 아래쪽으로 형성된 결과다. 여기에 복귀 초반 효율적이지 못했던 변화구 제구도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전성기 때에 비해 다변화된 모습으로 전성기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는 오승환. 전설의 노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진화할 뿐이다.
통산 300세이브까지 남은 거리는 딱 열걸음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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