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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가을 남자' 오재원이 화끈하게 부활했다. 베테랑의 가을 DNA는 여전히 싱싱했다.
1회말 페르난데스의 투런포로 2-0으로 앞선 두산의 4회말 공격. 오재원이 1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LG 선발 이민호의 2구를 받아친 오재원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쭉쭉 뻗어 나갔다. 홈런을 직감한 이민호가 먼저 고개를 숙였다. 타구를 보며 1루로 걸어가던 오재원도 홈런을 확신한 듯 더그아웃을 향해 배트를 휙 던졌다. 하지만 타구는 펜스 상단을 맞는 2루타. 3루주자 박세혁이 홈인하며 점수는 3-0. 김칫국 '빠던'의 멋쩍음도 잠시, 귀중한 1타점에 오재원이 포효했다.
6회말 다시 한번 오재원의 적시타가 터졌다. 1사 2루 오재원의 밀어친 타구가 좌중간에 떨어졌다. 2루주자 김재호가 여유 있게 홈인하며 점수는 4-0으로 벌어졌다. 4점이면 충분했다. 6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진 플렉센에 이어 7회 등판한 최원준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승진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고 이영하가 9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두산의 4대0 완벽한 승리였다.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고전하던 오재원의 부활이 두산팬을 더 기쁘게 했다. 정규시즌 85경기에 출전해 단 36안타 타율 0.232에 그친 오재원은 주장 완장도 오재일에게 넘겨야 했다. 그렇게 잊혀가던 캡틴의 카리스마가 다시 불을 뿜었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펄펄 날던 오재원이 돌아왔다.
2015년 제1회 프리미어리그12 준결승 일본전. 0-3으로 끌려가던 9회초, 대타로 나온 오재원의 좌전안타를 시작으로 단숨에 4점을 뽑은 한국팀이 역전에 성공했다. 타자 일순 후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이 도쿄돔 가운데 담장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 홈런을 확신한 오재원이 그때도 배트 플립을 선보였지만 타구는 호수비에 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오열사의 통쾌한 빠던'이라며 즐거워했다. 4일 LG와의 준PO 1차전에서 보여준 '2루타 빠던'도 두산팬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침 이날 니퍼트가 시구를 했다. 오재원과 함께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니느님'이다. 미라클 두산의 가을 야구가 힘찬 출발을 알렸다. 그 중심에 베테랑 오재원이 있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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