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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뀐 롯데 자이언츠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말미에 "컴퓨터도 리셋을 위해선 전원을 끄지 않느냐"며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더블헤더와 낮경기 등 타이트한 일정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피로 가중치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고 휴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휴식 강조의 배경엔 부상으로 인한 전력 손실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타이트하게 치른 올 시즌 누적된 피로를 얼마나 빨리 해소하고 몸을 만드느냐가 새 시즌 활약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것. 허 감독은 앞서 "10개팀의 실력 차는 비슷하다. 5위 NC 다이노스가 선두가 되기도 하고, 지난해 3위였던 SK 와이번스가 하위권으로 내려가기도 한다"며 "하지만 피로가 누적되면 결국 기존 전력에서 과사용을 하게 된다. 어린 선수도 버티기가 힘들다. 부상 없이 견디는 팀이 결국 올라간다. 못 버티는 팀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이런 롯데의 기조가 새 시즌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생각해 볼 부분이다. 휴식을 취하는 1군은 허 감독의 의도대로 체력을 충전하고 새 시즌 활약의 기반을 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교육리그, 마무리훈련을 거쳐 몸을 만드는 백업 및 2군, 신인 선수들에게도 과연 합당한 경쟁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붙는다. 1군의 휴식이 자칫 나머지 선수들에겐 경쟁이 아닌 소외라는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허 감독은 "1군에서 모든 2군 선수를 지켜볼 수는 없다. 프런트에서 방향성에 맞게 2군팀을 운영해 온 부분도 있다"며 "2군에서 추천을 받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유심히 들여다보는 데이터가 있다. 유심히 보니 새 시즌 활용할 만한 선수들이 있더라"고 밝힌 바 있다. 꾸준히 육성에 주력한 2군팀에 대한 신뢰를 바탕에 두고 나름의 시각으로 새판을 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지난해 마무리훈련 과정을 지켜봤던 허 감독과 1군 코치진이 이번 일정 동안 어떤 역할과 시선을 갖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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