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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8회말 2-2.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첫 타자 강백호를 내야 플라이로 처리한 이영하는 KT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상대했다. 그때 김태형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어떤 내용을 전달한 후 내려갔다. 이영하는 로하스에게 초구 볼, 2구 볼을 기록한 후 자동 고의4구를 택했다. 어렵게 승부해보고 로하스를 내보내며 1루를 채우기로 결정한 셈이다. 로하스를 거르고 택한 타자는 유한준. 1사 만루에서 유한준과 승부한 이영하는 순식간에 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그리고 3구째 던진 변화구가 예상보다 덜 꺾이면서 한가운데 치기 쉬운 코스로 들어갔다. 강속구도, 칼제구 된 변화구도 아닌 애매한 공은 유한준의 컨택트에 제대로 걸렸다. 결과는 중전 적시타. 두산은 순식간에 2-2 동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추가 실점 없이 8회를 마쳤고, 이후 두산은 9회초 다시 역전하면서 3대2로 최종 승리했지만 간담이 서늘한 순간이었다. 좀 더 쉽게 갈 수 있었던 경기가 8회말 동점 허용으로 '스릴러물'이 됐다.
다행히 팀이 이기면서 이영하도, 박세혁도 부담을 한결 덜어놓을 수 있게 됐다. 1구, 1구에 모든 신경이 쏠리는 살얼음판 포스트시즌. 사령탑의 오감이 어느때보다 활짝 열려있다. 작은 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집중력이 돋보인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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