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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김원형 야구의 제1 원칙? 이기는 것.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
SK 와이번스의 김원형 신임 감독은 인터뷰내내 특유의 편한 미소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지닌 김 감독은 편하게 말하면서도 그 속에 지닌 승부욕을 드러내면서 올시즌의 아쉬움을 잊고 내년시즌을 긍정적으로 준비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김 감독은 자신의 제 1원칙으로 "되도록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라고 했고, SK에서 하고 싶은 야구를 한단어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끈끈하게 하는 것이다. 물고 늘어지고 싶은 게 있다. 쉽게 포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팀 전력 보강에 대해선 "투수쪽 보강이 필요한데 이번 FA 시장에선 투수쪽이 여의치 않다"면서 "타선 쪽에서도 분명히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물을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무리 훈련 사흘 째인데.
▶운동장은 사실 거의 못나가고 있다. 선수들 운동 방해 안되는 선에서 개별 면담을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고 선수들의 얘기도 듣고 있다. 나를 어려워 하는 선수도 있고 코치 때와 같이 편하게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더라. 다음 턴부터는 운동장 나가서 볼 생각이다.
-4년전과 분위기가 다르던가.
▶9일 처음 나왔을 때 설레는 마음도 있었고, 선수들 얼굴 본다는 것 자체로 좋은 기분으로 왔었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어서 내가 적응할까 했는데 막상 보니까 올시즌에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지더라. 벌써 적응한 기분?
-밖에서 본 SK. 지금 SK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SK가 2018년에 우승도 했고, 작년에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올시즌 많은 부분이 안좋은 상황으로 바뀌었다. 주축 투수가 빠진 상황에서 외국인 등 해줘야 할 부분이 안되다 보니까 시즌을 전체적으로 안좋게 끝나서 밖에서 볼 때 안타까웠다. 그래도 좋았던 모습들이 많으니까 내가 감독이 됐을 때는 희망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마무리 훈련하는데 올시즌 한 것을 잊게끔 면담을 하고 있다. 쉽게 잊을 수는 없지만 선수들 마음을 바꿔서 훈련에 집중하도록 하고 나도 선수들과 호흡 가깝게 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할 생각을 하고 있다.
-새 외국인 영상을 봤는지.
▶봤다. 윌머 폰트라는 선수는 내가 3년전 다른 팀에 있을 때 봤던 투수다. 그때 기억을 하면 좋았던 투수였다. 3년 정도 지났는데 지금 영상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외부 FA 영입 가능서이 있는데 어느 쪽에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투수 쪽 보강이 돼야 하는데 이번 FA 선수들을 면밀히 생각해보면. 투수가 여의치 않다. 타선쪽에서도 분명히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단에다가 얘길하고 싶습니다. 선물 받고 싶다.(웃음)
-혹시 키워보고 싶다는 투수가 있었는지.
▶선수가 있긴 했는데 수술했더라. 이원준이라는 선수가 가능성은 있는데 조금 성장이 더딘 느낌이 있어서 이원준을 집중적으로 해보면 어떨까 했는데 수술로 재활중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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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기 전에도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했었고 작년에 가서 한국시리즈 우승 맛봤다. 일단 야구 자체가 스케일을 크게 한다고 해야하나. 김태형 감독님 스타일이 투수파트에서도 선발에 대한 중요성 강조하신다. 타자도 어느 정도 맡기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하는 것을 보면 작전도 많이 돼 있는 상태다. 페넌트레이스와 단기전에서 색깔이 다른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큰 경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나보다 여유가 있는 것 같다. 평상시 투수와 호흡하는데 선수들이 가끔씩 나보고 걱정하지 말라고. 여기는 그냥 올라가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농담하는 선수도 있다. 그만큼 여유가 있는 거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2차전 투수 교체는 어떻게 봤나.
▶김태형 감독님께서 확실하게 큰 경기 때는 과감하게 하시는게 많다. 남들이 볼 때 무리수라고 해도 경험이 많으셔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알고 계신다. 홍건희가 잘 던졌는데 박치국의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 박치국이 올라갔을 때 상대가 사이드에 강한 타자들이었지만 박치국이 잘 막아주고 홍건희에게 넘어갔다.
-류선규 신임 단장은 장점을 살리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와이번스가 좋았던 부분의 첫번째는 투수가 그만큼 잘 막아줬다. 거기에 1,2점 야구보다는 장타로 인해서 경기를 좀 쉽게 끌고 갔었다. 누구나 그런 야구를 선호하지만 쉽지는 않은 것이다. 잘치던 선수들이 2,3년 지나다보면 수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 무작정 그런 야구는 지향하지는 않고 어느 정도 맞게끔 코치들과 상의해서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김원형 야구의 제1원칙이 있다면.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때 승부욕을 가지고 야구했었고 상대에게 지기 싫어했었고 이겨야 분위기 좋아진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감독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감독이 된다는 목표가 사실 없었다. 선수 때나 코치하면서 감독님을 모시면서 '이런걸 해보면 좋겠다'거나 막연하게 '(감독을)할 수도 잇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힘든 직업이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 내가 그 스트레스를 감당할수 있을까 했는데 모든게 예기치 않게 오는 것 같다. 메인 코치 할 때도 갑자기 덕아웃에 들어가 당황했었다. 선임되는 과정도 기간이 있으면서 된 게 아니라 어느 순간 결정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코치 때보다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이 있는 것 같다. 캠프기간 선수들과 얘기 많이 해서 스프링캠프 때는 확실하게 선수들하고 방향을 확실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원하는 목표는 당장은 아니어도 감독자리면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을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철저히 하고 싶다.
여러가지 목표보다는 선수들에게 오늘 하루 충실하게 하라고 한다. 그러다보면 시즌 끝나면 어떤 결과가 나와있을 것이다. 하루 하루를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 선수를 꼽는다면.
▶김택형 선수는 아직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김정빈 정수민 김태훈 등이 잘해야 된다. 제구에 문제가 있는 선수들이다. 내가 온다고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늦다. 목표의식을 갖고 할 수 있게끔 얘기할 생각이다. 팀이 잘 돌아가려면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투수들이 제구만 충족하면 왼손, 오른손 타자를 가리는 유형이 아니다. 이런 투수가 성장하면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별명이 있는데(어린 왕자).
▶어려을 때 별명을 지어주다 보니 예전엔 착각을 할 때가 있었다. (왕자)병이 살짝 들었을 때가 있었다.(웃음) 그 별명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많이 알아봐주고 좋아해 주시니까 나에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사실 선수들이 웃는다.
-올해 주축 선수가 많이 부진했는데 정상궤도로 빠리 오길 바라는 선수는.
▶한동민 풀시즌을 뛰었을 때 능력을 발휘해야 팀에 엄청난 효과가 나오는데 밖에서 봤을 때 굉장히 안타까웠다. 그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하니 부상이 오는데. 그렇다고 몸을 아끼면서 하라고 할 수는 없고 그런 점에서 좀 더 한동민이 풀타임을 뛸 수 있도록 옆에서 같이 도와줘야 할 것 같다. 투수쪽에선 딱히 누구라고 하긴 어렵지만 5선발을 정비해야할 것 같다. 불펜 투수도 기존 좋았던 투수들 회복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
-SK에서 하고 싶은 야구를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끈끈하게. 물고 늘어지고 싶은 게 있다. 쉽게 포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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