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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역정보가 난무하는 무대. 가을야구, 단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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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두산 선발 최원준 공략법에 대한 질문에 이례적으로 이런 말을 했다.
통상 상대 투수에 대한 타자들의 노림수는 당연히 비밀이다. 사전에 공개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하지만 이 감독은 대놓고 변화구, 특히 슬라이더 노림수를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이 말은 두산 배터리를 살짝 혼란에 빠뜨렸다.
최원준은 이강철 감독의 공언과 반대로 평소보다 패스트볼 비율을 높였다. 49구 중 33구(67.3%)가 패스트볼이었다. 슬라이더 비율은 22.4%(11구)에 불과했다. 시즌 중 최원준의 패스트볼 비율은 54.3%, 슬라이더는 23%였다.
이날은 체인지업 비율도 10.2%(5구)에 불과해 평소 18.4%에 미치지 못했디.
KT 타선은 최원준의 패스트볼을 노려 안타를 만들었다.
1회 선두 조용호가 2루타로 출루했고, 로하스는 3회 최원준의 패스트볼을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결국 2⅔이닝 만에 최원준은 5안타 1실점 하고 조기 강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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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불펜진 운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1차전에서 플렉센-이영하, 2명의 투수로 승리한 데 대해 김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어제 이영하가 어제 볼 개수가 좀 많았는데 단기전에서는 원래 투수를 많이 쓰는 편이 아니다. 그게 좋은 거 같다. 선발이 오래 끌고 가고 뒤에 마무리나 이런 투수들로 틀어막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영하를 제외한 불펜진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뉘앙스.
아니나 다를까 김태형 감독은 경기에 나오지 않은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대해 "모르죠 뭐, 던지는 걸 못 봤으니까"라며 "단기전은 감독이 실험할 상황이 아니다. 못 던지더라도 가장 확률이 있고,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투수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건희에 대해서도 "썩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함덕주에 대해서는 "예전 같으면 마무리까지 했는데, 예전 같이 공이 좋다는 판단이 들지 않는다"며 물음표를 남겼다.
하지만 김 감독의 엄살(?)과 달리 이날 등판한 불펜진의 컨디션은 쾌청했다.
김민규(1이닝 무실점)→박치국(2이닝 무실점)→홍건희(2⅓이닝 무실점)→이영하(1이닝 무실점)의 무실점 릴레이 역투로 4대1 승리를 지켰다. 특히 "썩 좋지 않다"던 홍건희의 구위가 특히 좋았다. 2⅓이닝 동안 7타자를 탈삼진 2개를 섞어 퍼펙트로 막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의 공이 워낙 좋아서 1이닝이 아닌 2이닝을 끌고 갔다. 홍건희는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나 잘 던져줬다. 앞으로 불펜 운영이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건희의 반전투. 후반 승부에서 뒤집기를 꿈꿨던 KT의 희망이 물거품 처럼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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