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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터뷰]"언젠가 우승이 목표"라는 SK 김원형 감독의 진짜 목표 "오늘 하루 충실하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11-12 08:51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 김원형 신임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취재진에게 막대과자 선물을 준비한 김원형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1.11/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김원형 야구의 제1 원칙? 이기는 것.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

SK 와이번스 김원형 신임 감독은 인터뷰 내내 미소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지닌 김 감독은 편하게 말하면서도 그 속에 지닌 승부욕을 드러냈다. 올시즌 아쉬움을 잊고 내년을 긍정적으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지난 7일 SK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9일부터 시작된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다. 사흘째인 11일 드디어 취재진 앞에 앉았다. 9일과 10일이 플레이오프 1,2차전이라 자신이 몸담았던 두산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인터뷰 날짜를 11일로 미뤘다.

김 감독은 그동안 그라운드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선수들과 개인 면담을 하면서 선수들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이날도 잠깐 그라운드로 나와 타격 케이지 뒤에서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본 뒤 다시 감독실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지금의 면담 과정은 새 출발을 위한 것. 김 감독은 "SK가 2018년에 우승도 했고, 작년에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올시즌 많은 부분이 안 좋은 상황으로 바뀌었다. 시즌이 전체적으로 안 좋게 끝나서 밖에서 볼 때 안타까웠다. 올시즌 한 것을 잊게끔 면담을 하고 있다. 쉽게 잊을 수는 없지만 선수들 마음을 바꿔 훈련에 집중하도록 하고 나도 선수들과 호흡을 함께하면서 내년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자신의 야구 제1원칙으로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수 때부터 승부욕을 가지고 야구를 했었고 상대에게 지기 싫었다. 이겨야 분위기가 좋아진다"면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어떤 원칙보다도 승리에 방점을 둔 야구를 할 뜻을 밝혔다.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이진영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김원형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1.11/
이어 SK에서 하고 싶은 야구를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끈끈하게. 물고 늘어지고 싶다. 쉽게 포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기기 위해서 전력 보강은 필수다. 김 감독은 SK가 이미 뽑아놓은 외국인 투수 2명의 영상을 봤다면서 특히 윌머 폰트에 대해 얘기를 했다. 알고보니 롯데 코치 시절 폰트에 대해 알아봤다는 것. 김 감독은 "폰트라는 선수는 내가 3년전 다른 팀에 있을 때 봤던 투수다. 그때 기억을 하면 좋았던 투수였다. 3년 정도 지났는데 지금 영상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전력 보강 방법은 외부 FA 영입이다. 2012년 조인성 임경완을 데려온 이후 8년간 외부 FA 영입을 하지 않았던 SK는 이번 FA시장엔 참전할 뜻을 비춘 상태다. 김 감독은 투수와 야수 모두 보강하길 바라는 눈치. 김 감독은 "투수 쪽 보강이 돼야 하는데 이번 FA 선수들을 면밀히 생각해보면, 투수가 여의치 않다"면서 "타선쪽에서도 분명히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단에 얘길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선물 받고 싶다"고 한뒤 쑥스런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투수 출신이다 보니 아직은 투수쪽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 특별히 신경을 쓰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택형 김정빈 정수민 김태훈 등을 투수들을 열거했다. 김 감독은 "이 선수들이 제구에 문제가 있는 선수들이다. 내가 온다고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는다. 목표의식을 갖고 할 수 있게끔 얘기할 생각이다"라면서 "이 투수들이 제구만 충족되면 왼손, 오른손 타자를 가리는 유형이 아니다. 이런 투수가 성장하면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표를 묻자 "당장은 아니어도 감독이라면 우승을 목표로 해야하지 않을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철저히 하고 싶다"면서 "여러 가지 목표보다는 선수들에게 오늘 하루 충실하게 하라고 한다. 그러다보면 시즌이 끝나면 어떤 결과가 나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루라도 허투루 쓰지 않고 꾸준히 가야할 길을 가다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뜻. 어찌보면 가장 간단한 말이지만 결코 실천하기 어려운 것을 목표로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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