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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금은 딱히 누구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구창모도 "아직 등판일은 잘 모르고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혀 현장에선 NC의
김태형 두산 베이스 감독은 정반대였다. 고민이 필요없었다. 당당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2차전 선발이 1차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이유가 없다"며 슬쩍 웃었다. 이어 "NC는 1차전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겠지만, 우리는 달라질 이유가 없다"며 크리스 플렉센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상은 가능했다. 구창모와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 중 한 명이라는 추측이었다. 두 명이 1차전 미출장 선수로 지정됐기 때문. "의외의 카드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렀다. 상대 2차전 선발이 '포스트시즌 저승사자' 플렉센이었다. 승리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경기에 1승을 챙길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에이스 투입보다 컨디션이 약간 떨어지는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다만 이 감독이 손민환 투수 코치, 데이터 팀과 고민하게 복잡한 셈법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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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자 2차전 선발투수가 공개됐다. 구창모였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2차전에 구창모를 생각하고 있었다. 라이트보다 컨디션이 좋다고 생각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라면 애초부터 구창모를 2차전 선발로 예정해놓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김태형 감독처럼 당당하게 2차전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을까. 결국 한 가지밖에 답이 없다. 상대에게 최대한 분석할 시간을 적게 주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 선수들은 이미 구창모를 포함해 대부분의 NC 투수들에 대한 분석을 마친 상태이겠지만, 올 시즌 한 경기밖에 상대하지 못한 투수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구창모는 전반기 두산을 한 번 만나 8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바 있다. 이후 두산 타자들은 구창모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5월 20일 이후 구창모를 상대해보지 못했다.
조그마한 것에도 예민한 한국시리즈에서 이 감독은 2차전 선발투수 공개를 늦추면서 심리전을 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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