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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이용찬 향한 궁금증, 왜 재활 중에 FA 결심을 했을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2-03 15:09 | 최종수정 2020-12-03 16:00


이용찬. 스포츠조선DB

네트스로우 투구 훈련 중인 이용찬. 사진=나유리 기자

[봉천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이용찬은 지난 6월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미 FA 자격요건은 채운 상황. 재활 중인 그가 과연 FA 신청서를 제출할 것인가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그리고 그는 고민 끝에 신청을 마쳤다. 'FA' 이용찬은 왜, 어떤 이유로 결정을 내렸을까.

이용찬의 재활 진행 과정과 현재 몸 상태가 궁금했다. 연락이 닿은 이용찬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그의 일과는 단순했다. 주중에는 서울 봉천동에 위치한 ESC 트레이닝 센터에서 재활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본 운동을 4~5시간 가량 소화하고, 주말에는 홀로 산에 오른다. 현재까지의 훈련 과정은 매우 순조롭다. 6월초 수술대에 오른 이용찬은 수술 이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넘기고, 이제 본격적인 기술 훈련에 들어갔다. 당초 팔꿈치 수술을 결심했을 때까지만 해도 재활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보통 인대 접합 수술을 할 경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기까지 최소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이용찬은 30대 선수인데다 과거에도 수술을 했던 이력이 있어 더 더디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다. 스스로도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수술 이후 경과를 지켜보니 예상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다.지난 몇 년간 이용찬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참고 견뎠던 통증'에 대한 모든 걱정 요소가 사라진 셈이다.

3일 오전 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난 이용찬은 쉐도우 피칭과 네트스로우 피칭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무색할만큼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ESC 홍남일 트레이너는 "지금까지 경과가 매우 좋다. 처음 수술할 때 계획했던 스케줄대로 일정을 잘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찬도 "이번 주말부터 단계별 피칭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2월 1일부터 불펜 피칭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무리하는 스케줄은 아니다. 통증이 다시 찾아온다거나 하는 중간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 스스로도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수술을 하기 전까지는 늘 통증을 안고 던졌다.

FA 자격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버티다 수술을 했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이용찬은 "그동안 늘 팔꿈치가 안 좋았으니 남들이 10으로 느끼는 통증을 나는 5~6밖에 못 느끼고 있었다. 시즌 초반에 손이 떨릴 정도로 통증이 심해서 이거는 참을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았는데,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어떻게든 재활 치료로 버텨서 올 시즌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대표팀 소집 일수로 가산점을 얻은 이용찬은 2019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었었다. 당시에는 FA 신청 기간을 지난 시점이었고, 올 시즌을 통째로 쉰다고 해도 FA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2020시즌은 더욱 중요했다. 이왕이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떳떳하게 FA가 되고싶었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고민을 정말 많이했다. 처음에는 신청을 안하는 쪽으로 생각했다. 괜히 두산 구단에 밉보이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있었다. 그러다가 신청하기 2주 전쯤 결단을 내렸다. 운동을 하면 할 수록 몸 상태가 너무 좋고 컨디션이 좋아 내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만큼 내년으로 미루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이제 통증 요인을 모두 제거했으니 새로운 팔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2021시즌에 대한 확신을 이야기 했다.

예상 복귀 시점은 내년 5월초다. 이용찬은 "욕심을 내면 더 당길 수도 있겠지만 재활은 급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진행 과정이나 순리대로 하면 5월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현재 원 소속팀인 두산을 비롯해 몇몇 구단이 이용찬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발, 불펜 상황에 따라 보직 이동도 가능한 자원이라는 사실이 이용찬의 장점이다. 덤덤하게 계약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그의 행선지는 과연 어디일까.


봉천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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