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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과연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38)에게 얼마를 제시할까.
이대호가 4년 동안 밟아온 길은 최형우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4년 동안 565경기 타율 0.308, 650안타 107홈런 43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안타 수에서 밀리지만 홈런-타점은 최형우를 능가했다. 그러나 속살을 들여다보면 차이는 꽤 벌어진다. 이대호는 4시즌 연속 3할을 유지해 온 최형우와 달리 지난해부터 타율이 2할 후반대로 떨어진 상태. 최형우가 KIA에서 4시즌 연속 출루율 0.400 이상, 장타율 0.500 전후를 넘나들었던 것과 달리 이대호는 지난해부터 OPS(출루율+장타율)가 0.800 언저리를 오가고 있다. 올 시즌에는 100타점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보다 전체적인 타격 지표가 상승했지만, 기량이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는 소위 '에이징커브'라는 시각에선 자유롭지 못했다.
롯데에서 이대호를 바라보는 시각은 최형우 이상이다. 2001년 입단 후 해외 진출 시기를 제외하면 줄곧 롯데에서 뛴 '프렌차이즈 스타'다. 허문회 감독 체제로 시작한 올 시즌에는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맏형 노릇을 했다. 여전히 팀의 간판선수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기존 선수단 재편을 통해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전략상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이대호에게 거금을 안기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이대호의 행보도 관건. FA시장을 전후해 야구계 안에선 이대호가 최형우의 이번 계약 규모 못지않은 기간과 금액을 원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런 가운데 선수협 회장 시절 판공비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최형우의 계약을 바라본 이대호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도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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