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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삼성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한화에서 뛰게 돼 기쁘다."
2009년 프로 데뷔 이래 12년간 울고 웃었던 대구를 떠나는 정인욱의 속내는 복잡하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오랫동안 정인욱의 부활을 기다려왔지만, 결국 지난 11월 1일 보류선수에서 제외됐다. 6승2패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하며 소속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한 2011년이 그대로 커리어 하이로 남았다.
정인욱에게도 2011년의 기억은 강렬하다. 그는 "내겐 첫 우승이었다. 삼성에서 뛴 시간들 중 가장 행복한 추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 팬들께 예쁨 많이 받았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속내도 전했다.
한화 입단 소식에 누구보다도 기뻐한 것은 정인욱의 가족, 특히 아내 허민이었다. 야구를 향한 정인욱의 절실한 마음을 잘 알기 때문. 마침 한화의 홈그라운드인 대전은 허민의 연고인 청주와도 가깝다.
한편 정인욱이 의욕을 갖고 한화행을 추진한데는 '친한 형' 최재훈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됐다. 한살 터울인 두 사람은 2012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표팀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며 처음 인연을 쌓았다. 당시 한국은 3위에 그쳤지만, 정인욱은 9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평균자책점 1위' 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이후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두터운 친분을 이어왔다.
최재훈은 "(정)인욱이가 방출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파 한화 입단 테스트를 권했다. 되든 안 되든,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쳐봐야 후회가 없을 테니까"라며 "잘 되서 다행이다. 이제 시작이다. 함께 하게 돼 기쁘다. 한화에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격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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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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