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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재정난이라던 두산, 내부 FA 단속에 벌써 141억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2-16 09:56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2020년 정기총회가 15일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렸다. 두산 허경민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청담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2.15/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과연 올해 FA 시장에서 두산 베어스가 몇명이나 잡을 수 있을까.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적지 않은 재정적 출혈도 뒤따랐다.

두산은 16일 외야수 정수빈과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정수빈에게 6년 최대 56억원의 계약을 안겼다. 정수빈의 경우, 한화 이글스와의 영입 쟁탈전이 펼쳐졌다. 연간 조건은 한화가 더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산은 장기 계약을 제시하면서 이점을 어필했다. 정수빈은 6년 계약을 택했고 결국 잔류하게 됐다.

FA 시장이 열린 후 두산의 두번째 내부 단속이다. 두산은 내야수 중 FA 최대어로 꼽히던 내야수 허경민과도 4+3년에 총액 8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으로 보면 허경민이 더 좋다. 정수빈의 경우 보장 금액이 52억원에 인센티브가 4억원이다. 이중 계약금 16억원을 제외하고, 정수빈이 6년간 받게 될 보장 연봉은 총 36억원이다. 허경민은 첫 4년간 계약금 25억원과 연봉 40억원을 받고, 나머지 3년 20억원의 선수 옵션 조항을 넣었다. 허경민의 의지에 따라 최대 7년 85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게 됐다.

두산이 현실적으로 실탄을 어느정도 가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물론 두산 구단은 올해 주전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취득하는 것에 미리 대비해 왔다. 그동안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도 올해 FA 선수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었다. 또 '꼭 필요한 선수들은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 역시 보였었다.

현재까지 주전 내야수 중 2명인 오재일, 최주환이 타 팀으로 이적했고, 허경민과 정수빈이 잔류하면서 두산은 선방하고 있다. 아직 김재호, 이용찬, 유희관의 계약이 남아있지만 상당수 선수들이 잔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두산이 쓴 비용은 예상을 뛰어 넘는다. 일단 두산 출신 FA 선수들에게 타 팀의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면서 시장가 자체가 상승했다. 두산은 경쟁이 붙으면서 구단 내부에서 측정한 금액보다도 액수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 금액보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잔류시키는 게 최우선이라는 윗선의 판단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시불 지급하는 액수는 계약금이고, 연봉은 분할 지급되며 인센티브 역시 성과를 냈을 때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두산이 써야 하는 액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미 내부 FA 2명을 잡는데 총 141억원(인센티브 포함)이라는 큰 액수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두산의 행보가 놀랍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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