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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백·미완성 유망주, 강승호는 두산에서 어떻게 쓰일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2-20 15:17


강승호.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 번의 이적, 세 번째 팀. 강승호는 과연 두산 베어스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두산은 18일 FA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SK 와이번스 내야수 강승호를 지명했다. 강승호는 SK가 두산에 제출한 20인 보상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여러 상황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2018년 7월 31일 SK와 LG 트윈스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문광은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던 강승호는 기대 속에 성장했지만, 지난해 4월 음주 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었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승호에게 9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 봉사 180시간 등의 최고 수준 징계를 내렸고, SK 구단은 자체적으로 임의 탈퇴 공시를 했다.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고, SK는 8월 강승호를 임의 탈퇴에서 해제 시키면서 내년 시즌 복귀를 추진했다. 다만, 임의 탈퇴 해제 이후 KBO 징계가 적용되기 때문에 강승호는 올해 64경기 출장 정지가 적용됐고, 내년 시즌 초반 26경기를 뛸 수 없다. 한달 정도의 기간을 뛰지 못한다. 두산은 이런 상황들까지 모두 고려했고, 고심 끝에 강승호를 택했다. 보호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 중 가장 기량이 좋은 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음주 사고와 관련한 논란은 뒤로 하더라도, 합류 이후 강승호는 과연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강승호는 LG 입단 당시부터 상당한 내야 기대주였다. 입단 초반에는 유격수였지만 타구 처리에 대한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수비보다 타격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으나, 유격수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비가 우선이었다. 결국 LG에서 포지션을 2루로 변경했다. 당시 LG 전력 구성상, 오지환이 버티는 유격수보다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포지션으로 판단됐다.

강승호는 2루수로 이전보다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었지만,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타격에 '펀치력'이 있다고 해도, 2할 초중반을 오르내리는 타격과 결정적일때 나오는 수비 판단 미스는 치명적이었다.

2018시즌 도중 SK로 트레이드 된 직후에는 조금씩 안정감을 찾는듯 했다. 당시 트레이 힐만 감독이 강승호를 적극적으로 2루에 기용하며 출장 기회를 줬고, 달라진 환경에 수비도 조금 안정을 찾는 것 같았다. 하지만 2018시즌 후반기 활약상이 운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2019시즌부터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염경엽 감독의 2019시즌 구상이 어그러진 시작점이 강승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루 뿐만 아니라 유격수 수비까지 다시 시작하며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시즌이 통째로 날아갔다.

강승호가 다음 시즌 초반 복귀한다면, 약 2년만의 1군 복귀다. 실전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감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또 현실적으로 2루가 주 포지션일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두산에서는 오재원과의 포지션 경쟁이 예상된다. 안정적인 오재원의 수비력을 감안했을 때, 강승호가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월등한 타격 뿐이다. 두산은 최주환, 오재일의 이탈로 내야에 공백이 생겼지만, 수비보다도 공격력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과연 2년의 공백기를 딛고 강승호가 이전보다 발전된 모습을 빠른 시일 내에 보여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아직까지는 모든 면에 물음표가 찍혀있다.

구체적인 그림은 FA와 외국인 선수 계약을 포함한 전력 구상이 모두 끝나고, 스프링캠프때의 기량을 바탕으로 결론이 난다. '미완성 유망주'로 꼽히던 강승호는 야구장 안팎에서 달라진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까.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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