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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내년 시즌에는 팀의 왼손 대타 중 첫 번째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호은은 타격에 재능은 있었지만, 입단 후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2군을 전전하다 2017년 현역으로 입대해 군복무를 했다. 2년 간의 군복부를 마치고 돌아온 게 2018년 말. 그는 올해 1군에 데뷔했다. 동기들보다 늦은 시기에 1군에 오른 건 그래도 성실함 덕분이었다.
훈련을 게을리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연습경기든 훈련이든 빠진 적도 없고 개인훈련도 동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열심이다. 김호은은 올초 전지훈련 MVP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요즘 잠실구장에 나가 자율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시즌이 끝난 뒤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올시즌 뚜렷한 활약상을 보인 것은 아니다. 주로 대타, 대수비로 출전했다. 69경기에 나가 타율 2할4푼3리(103타수 25안타), 2홈런, 11타점, 12득점을 올렸다. 그래도 1군 현역 등룩일수가 131일이나 됐다.
"많은 경기에 나간 주전 선수가 아니라서 시즌 종료 후 피로감은 없었다. 그리고 부상도 없어서 회복에 치중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은 살짝 체중이 불었는데 체중 감량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김호은은 올시즌 1군 기회가 많아진 것에 대해 포지션 변경을 이유로 들었다. 원래 외야수였던 그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포지션 변경 얘기를 먼저 꺼냈다. LG의 1군 외야진은 주전급만 5명이나 된다. 백업 자리도 기회가 잘 나지 않는 게 현실. 김호은은 "솔직히 1루수로 변경을 안 했다면 올해 1군에 올라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작년에 포지션 변경을 처음 말씀드렸을 때 당시 수비 파트를 맡고 계신 (류지현)감독님이 많이 격려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다. 감독님 덕분에 자신감 있게 포지션 변경을 준비했고 전지훈련에서 열심히 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욱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좌타자인 김호은은 KIA 타이거즈 최형우와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는 "정말 영광이다. 사실 최형우 선배님을 롤모델로 생각한다. 지금 KBO 최고 타자 중에 한 명이기도 하고 많이 닮고 싶은 선배님이다. 경기 전에 만난 최형우 선배님께서 배트도 한 자루 주셨고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해주셨다"며 반겼다.
김호은은 올해 선발로 19경기, 교체로 50경기에 출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지난 10월 10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이라고 했다. 0-0이던 7회 1사 만루서 대타로 나가 결승타를 올렸다. LG는 내년에도 로베르토 라모스가 주전 1루수다. 김호은은 백업이다. 그러나 LG에서 왼손 대타 1번은 그냥 대타가 아니다. 주전을 향한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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