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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투수라면 당연히 선발 욕심이 있다. 올해는 선발 10승을 해보고 싶다."
2020년은 이승헌에겐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시즌전 미국 드라이브라인 캠프를 다녀오면서 구위가 대폭 향상되며 처음 주목받았다. 이승헌은 "몸이 실시간으로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구속이 잘 나오더라. 거기서 얻은 자신감이 한국에서도 꾸준히 이어진 것 같다"며 회상했다.
개막 직후인 5월부터 허문회 감독의 선택을 받아 1군에 합류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타구에 머리를 직격당하는 아찔한 사고에 휘말렸다. 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9월말 마운드에 복귀했다. 이승헌은 "트라우마 같은 건 전혀 없다. 경기 중 일어난 일이다. 신경쓰지 않는다"며 대범한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머리 보호 헬멧'은 앞으로도 착용할 예정.
"작년은 부족한 게 많은 시즌이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올해는 규정이닝 달성, 10승에 대한 욕심이 있다. 내 일을 꾸준히 하다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일단 자신감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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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고의 경기는 10월 10일 삼성 라이온즈 전. 상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3자책점 이하)와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유독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었다. 이런 컨디션에도 잘 던질 수 있다고? 싶었는데, 머리를 비우니 경기가 더 잘 풀리더라."
이승헌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의 설득에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정작 야구부로 끌어들인 친구는 2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지만, 야구의 재미에 빠진 이승헌은 남았다. 원래 유격수였지만, 용마고 입학 후 김성훈 당시 감독의 권유로 투수로 전향한 뒤로 더욱 승승장구했다. 2차 1라운드(전체 3번)이라는 지명 순서가 이승헌을 향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이승헌은 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에 대한 동경심도 내비쳤다. 아쉽게도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맛보지 못한 기분이다.
"오래 전부터 사직 만원관중 앞에서 던지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내게만 집중한다고 생각하면 짜릿하지 않나. 부담감보다는 즐거운 흥분으로 다가올 것 같다. 많은 팬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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