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산 현장리포트]"개당 400만원인데…" 롯데 재정난 논란 불지핀 '사직 비닐하우스' 해프닝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2-02 09:15 | 최종수정 2021-02-02 09:53


사직 비닐하우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따뜻한 남쪽지방이라지만, 날씨는 한기가 돌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1일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1시즌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전지훈련이 어려워진 때문이다.

그나마도 이날 내린 비 때문에 첫날 일정은 선수단 실내 미팅으로 마무리됐다. 오현택 김건국 신용수 등 몇몇 선수들이 캐치볼과 롱토스를 하며 몸을 푼게 전부였다.

이번 캠프의 최대 이슈는 부상 방지다. 이날 선수단 미팅에서 허문회 감독은 "부상 없이 캠프를 치러야한다. 지금 당장 안되는 것을 무리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주장 전준우 역시 "몸은 이맘 때쯤이면 따뜻한 곳에서 훈련했던 걸 기억하는데 지금 날씨가 춥다. 이렇게 추운 환경에서 하는 훈련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1군에)처음 올라온 선수들도 있다. 의욕이 크겠지만, 무리하지 않아야 부상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단과 미팅 중인 허문회 감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날 사직 야구장에는 큼직한 비닐하우스가 2개 설치되어 있었다. 최근 '롯데 재정난 논란'을 부른 문제의 비닐하우스다. 롯데 구단이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에서 50억을 대출받은 사실이 공개된 이후, '비닐하우스에서 훈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구단 재정 악화 논란이 야기된 것.

한화 이글스 등 일부 구단을 제외하면, 프로 구단의 일시적인 대출은 간혹 있는 일이다. 대출로 비시즌 기간을 넘긴 뒤 시즌이 시작되면 들어오는 수입으로 변제하는 것. 롯데 측은 "계열사를 통해 저금리에 받은 대출이다. 정상적인 구단 운영자금"이라고 해명했다. 부풀려진 소문이 만든 해프닝이다.

'사직 비닐하우스'의 정체는 불펜 방한용 온실이었다. 외야 양쪽의 불펜 두 곳을 덮은 것. 연습투구에 나설 투수들의 부상을 우려한 구단의 조치였다. 흉흉했던 소문과 달리 설치비도 개당 400만원, 총액 800만원에 불과했다. 비닐하우스 설치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단체 훈련 때 종종 보이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사직 비닐하우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측은 이번 스프링캠프가 연고지인 부산에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롯데호텔 부산을 숙소로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시즌을 앞둔 예민한 시기인 만큼, 출퇴근보다는 예년과 다름없이 선수단 숙소를 마련하기로 결정한 것. 롯데 구단은 호텔의 2개 층을 통째로 빌려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선수단은 물론 호텔 직원들까지 관계자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판정을 받는 등 이번 캠프에 공을 들였다.


이번 합숙은 전준우의 건의를 구단 측이 받아들여 이뤄졌다. 전준우는 "구단이 제 부탁을 흔쾌히 수락해줘서 감사하다. 좋은 곳이더라"라며 "선수들에게 일일이 물어보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 같다. 숙소 생활을 하면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 팀워크가 좋아지는 등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