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산 인터뷰]"'스텝업' 전준우·한동희, 커리어하이 기대할게" 롱 코치의 자신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2-17 10:14 | 최종수정 2021-02-17 13:32


16일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훈련을 했다. 번트 훈련을 하고 있는 한동희.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16/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타격은 노림수, 그리고 자신만의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원하는 공이 아닐 때 참는 것도 '공격적인 타격'의 일종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019년 꼴찌의 충격을 딛고 지난해 7위로 3계단 뛰어올랐다. 허문회 감독은 '3-3-3' 도약 이론을 제시하며 올해는 4위, 내년에는 우승을 노리겠노라 공언한 상황.

향상된 것은 순위만이 아니다. 타격 전부문에 걸쳐 꼴찌를 면치 못했던 롯데의 공격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볼넷 개수. 무려 569개로 리그 2위(1위 키움)에 올랐다. 전년보다 139번 더 걸어나갔다. 삼진율은 줄어들고, 컨택 비율은 올랐다. 라이언 롱 롯데 타격코치가 추구하는 야구다.

클래식 스탯의 발전도 뚜렷하다. 지난해 롯데의 홈런 갯수는 131개로, 전년(90개) 대비 41개나 증가했다. 타율(0.250→0.276) 출루율(0.316→0.354) 장타율(0.358→0.408) 역시 마찬가지다.


16일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훈련을 했다.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전준우.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16/
타자 개인으로 봐도 간판타자 손아섭이 2019년의 부진을 딛고 타격 2위(0.354)로 뛰어올랐다. 전준우는 커리어하이인 96타점을 달성했다. 한동희는 1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을 기록하며 만년 유망주를 탈피하고 어엿한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이대호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110타점을 기록, 에이징커브에 지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이는 허문회 감독과 롱 코치의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덕분이다. 16일 인터뷰에 임한 롱 코치는 자신의 코칭 포인트에 대해 "타자에겐 자신만의 히팅 존이 있어야한다. 원하는 코스의 공이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달라진 롯데'에겐 명암도 뚜렷했다. 지난해 롯데의 병살타는 148개로 전체 1위(2위 132개)였다. 이에 대해 롱 코치는 "잘 알고 있다. 땅볼 비율이 너무 높은 점을 개선해야한다"면서도 "그만큼 출루를 잘했다고 이해해달라"며 웃었다.

"주자에 신경쓰기보다는 타자 스스로의 리듬과 타이밍으로, 강하게 스윙하라는게 내 타격 철학이다. 그러려면 확실한 노림수가 있어야한다.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으면 독이 된다."


16일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훈련을 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라이언 롱 코치.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16/

롱 코치는 이대호의 건강과 손아섭의 출루능력을 칭찬한 뒤 "전준우는 작년에 타점 커리어하이를 했는데, 올해는 100타점 이상도 가능할 거라 본다. 한동희는 요즘 타구 속도가 매우 좋다. 작년보다 더 잘할 것"이라며 뜨거운 기대감을 드러냈다. '화제의 신인' 나승엽에 대해서도 "신인답지 않은 성숙한 배팅을 한다. 리듬이 굉장히 좋다"고 덧붙였다.

롱 코치는 1997년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데뷔했다. 길지 않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마이너리그 코치로 활약했다. 2019년 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팀에서 타격 코치로 활동한 뒤 지난해 롯데에 왔다.

"미국과 한국 야구의 가장 큰 차이는 능동성이다. 한국 선수들은 시키는 것을 잘하려고 한다. 미국은 자기 강점이 뭔지 고민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춰 훈련한다. 그런데 한동희는 스스로의 강점을 알고, 이를 살리려 노력하는 선수다. '장점을 향상시키는 문화'가 롯데 타선 전체에 퍼졌으면 좋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