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두산하고 SK, 아니 신세계가 알쏭달쏭한데요?"
그러나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등 매년 겨울 굵직한 선수 한 둘씩 이탈하는 냉혹한 현실을 감내하던 두산이지만 올시즌 레이스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난 겨울 외국인 원투펀치, 주력 야수 2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모기업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허경민 정수빈 김재호 등 일부 주력 선수들과는 재계약했지만, 투타 핵심 4명이 떠난 건 충격에 가깝다.
두산만의 방법으로 알려진 '화수분' 육성에도 한계가 존재하는 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두산이 5강 싸움도 버겁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승부사' 김태형 감독의 시즌 준비에는 부담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첫 연습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올해 전력과 관련한 입장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4년째 시험보는 것 같다"고 하자 "난 시험 안 보려고 하는데 왜 자꾸 그렇게 보는지 모르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두산 사령탑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이니, 답하는 입장에서는 피할 수도 없다는 걸 김 감독도 잘 안다.
김 감독은 "중심이었던 선수들이 나갔는데, 그래도 팀 전체가 잘 움직여서 좋은 성적을 내왔다. 올해도 3번(최주환), 5번(오재일)이 나갔고, 확실한 원투 펀치(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도 빠져나갔다"면서도 "새 용병 둘이 아직 시작은 안 했지만, 그런 부분들이 큰 영향이라고 생각은 안 한다. 조그마한 영향"이라며 전력 약화에 대한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두산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우리가 1위, 2위를 목표로 간다가 아니라,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성적이 당장 나오는 건 힘들지만, 야구는 계속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 선수로 최대한 끌어올려서 하는 게 감독이 할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할 일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다.
결국 두산의 운명은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의 어깨에 달렸다. 새 리그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야수는 얼마든지 빈자리를 메울 수 있지만, 투수는 그렇지 않다. 캠프 동안 두 투수의 컨디션을 지켜본 김 감독도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울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