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1시즌을 앞둔 한화 이글스의 화두는 '작전야구'다.
이런 한화의 모습은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시대였던 2015~2017시즌 '작전야구'를 화두로 삼은 적이 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세밀한 작전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한화의 반등을 이끌고자 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의 반등을 위해 여러 작전을 고안하고 실행해 나아간다는 측면에서 김성근 감독과 수베로 감독의 발걸음은 얼핏 비슷한 감이 있다.
하지만 당시와 현재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김성근 감독 재임 시절 한화의 중심은 김태균 이용규 정근우 등 소위 베테랑이었다. 백업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같았지만, 주전 이름값은 다른 팀과 견줬을 때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반면 수베로 감독의 한화는 20명이 넘는 베테랑이 빠져나가면서 사실상 '무명 군단'에 가까운 젊은 팀이 됐다. 이미 자신만의 야구 스타일이 정립된 베테랑과 여전히 실력을 채워가는 젊은 선수들에게 지도자가 새로운 야구 스타일을 덧입혔을 때의 효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두 지도자의 '작전야구'에 대한 시각도 차이가 엿보인다.
김성근 감독의 경기 운영은 다양한 라인업 및 플래툰 활용, 복잡한 투수 기용과 주자 출루 시 여러 작전들로 요약된다. 대부분의 요소에 감독이 직접 경기에 개입하는 방식.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작전을 만들기 위해선 실전 외 연습에서도 감독의 시각과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
수베로 감독도 '작전'을 펼치기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들과 여러 방향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작전의 큰 줄기는 선수들에게 맡기고, 감독과 코치들이 디테일을 다듬는 수준으로 접근했다. 실전에서 한화의 주루 플레이나 수비 시프트 대부분이 선수 본인의 판단 내지 소통에 의해 이뤄질 뿐, 벤치 사인은 제한적이다. 수베로 감독이 취임 때부터 강조했던 선수 중심의 사고방식인 '신념'과 '실패할 자유'가 결국 '수베로식 작전야구'의 핵심이다.
김성근 감독과 마찬가지로 '작전야구'를 처방전으로 내놓은 수베로 감독이지만, 접근법과 지향점은 분명히 달라 보인다. 과연 한화는 수베로 사단 휘하에서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