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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LG트윈스전은 LG 외국인타자 라모스의 홈런, SSG 르위키의 호투는 기억조차 없다.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선언은 야구에서 절대적이다.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아니 비디오 판독 대상이 될수 없다. 모든 플레이가 이 스트라이크-볼 선언에서부터 시작된다.
오심이 경기의 일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그 오심을 바로잡을만한 과학적인 기술이 부족해서였다. 예전엔 사람의 눈을 대신할만한 측정 장비가 없었다. 확인이 안되는 부분을 물고 늘어져 봐야 시간낭비다.
'모든 주심은 고유의 스트라이크존이 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약간씩의 성향 차이가 있다면 몰라도 경기를 통틀어 바깥쪽을 너무 후하게 잡아준다거나 몸쪽이 너무 후하다는 것은 피드백을 게을리했다고 밖에 볼수 없다.
심판들은 경기후 트랙맨 데이터에 기반한 볼스트라이크 판정지를 보고 그날의 판정을 되짚어본다. 피드백을 하라는 것이다. 향후 연봉고과나 재계약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있어 상하 높낮이는 변화구의 휘는 각도 때문에 어려움이 더 있다. 하지만 좌우 판정은 횡으로 심하게 달아나는 변화구라면 몰라도 패스트볼이나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선 흔들릴 여지가 적어야 한다. 10일 잠실경기 마지막 순간에 SSG 투수 김상수가 던진 공은 시작부터 바깥쪽으로 날아가 바깥쪽에 꽂힌 시속 130km 슬라이더였다.
중계해설진은 "주심이 경기 내내 바깥쪽 공을 많이 잡아줬다"고 했다. 그렇다면 더 문제다. 한번의 오심은 실수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심판마다 편차는 있지만 엄밀하게 들여다보면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서 7% 정도는 오심이 나온다는 분석통계가 있다.
하지만 특정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홈플레이트에 기반한 야구규칙이 정한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면 이는 큰 문제다. 당연히 고쳐야 한다. 야구장에서도 직관하면서 TV중계를 같이 보는 팬들이 많다. 수만 수십만의 시청자들도 TV에 표시된 스트라이크존에 꽃히는 일구, 일구를 지켜본다. 카메라 각도의 차이 때문에 TV화면에 표시되는 스트라이크존이 실제 스트라이크존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해마다 그 정확도는 기술 발전에 힘입어 향상된다.
AI 심판, 로봇 심판에 대해 거부감을 표하는 야구인들이 꽤 있다. 하지만 전력분석을 위한 스피드건의 등장처럼 결국은 과학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다. 심판들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확성이다.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아니다. 줄여나가야 할 것, 없애야 할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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