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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세계 최고 무대에서 1988년생 동갑내기 국가대표 투수들이 만난다. 같은 마운드는 아니지만, 같은 날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만큼이나 김광현과 양현종의 동시 등판도 의미가 크다. 88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다르면서도 같고, 같으면서도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07년 김광현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1차지명으로 입단했고,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 2차 1번 신인으로 입단했다. 입단 당시부터 둘 다 팀의 기대를 듬뿍 안고 자란 대형 유망주였다.
두사람 모두 몇년 전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으나 아쉽게 불발된 후 재수 끝에 도전에 성공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2013~2019시즌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김광현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298경기 136승77패 평균자책점 3.27. 2014~2020시즌 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양현종의 통산 성적은 425경기 147승95패 평균자책점 3.83이다.
활약 시기는 조금 달라도, 두 사람은 국가대표 에이스로도 많은 기여를 해왔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멤버 중 한명이었고, 양현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모든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두 사람이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는 사실도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김광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경쟁 끝에 선발 기회를 낚아챘고, 이제는 안정적인 2년차 시즌을 맞이했다. 캠프 막바지 부상으로 한 발 늦게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은 최근 등판한 2경기에서 각각 5⅔이닝 1실점,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양현종의 각오는 더 비장하다.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을 맞았으나 노력으로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빅리그 첫 콜업후 2번의 롱릴리프 등판에서 4이닝 이상을 던지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양현종은 이번 미네소타전이 빅리그 선발 데뷔전이다. 앞으로의 입지가 걸려있는 기회인만큼 한층 더 긴장감이 서려있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선의의 라이벌로 경쟁을 펼쳐온 김광현과 양현종. 그들이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각자의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타자들을 상대한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들의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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