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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국 나이로 마흔. 황혼기에도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중인 82년생 수퍼스타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하지만 이날 이대호의 간절함은 유독 돋보였다. 이대호는 7회 1사 2,3루 상황에서 '미스터 제로' 우규민의 몸쪽 꽉찬 인생 승부구에 삼진을 당하자 무릎까지 꿇으며 아쉬워했다. 이대호답지 않게 울 것 같은 얼굴까지 드러냈다.
이심전심이 통한 걸까. 다음 타자 한동희가 우규민을 상대로 좌익 선상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롯데는 8회말 삼성 김상수에게 다시 적시타를 허용하며 6-8로 밀려났다. 마운드에는 '끝판왕' 오승환이 8회 2사부터 일찌감치 올라와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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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경기를 뒤집지 못하면 패한다. 허 감독은 교체 투입됐던 포수 강태율 대신 과감하게 대타 이병규를 기용했고, 이병규는 1루수 키를 넘는 동점 적시타로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했다. 이어 다음 타자 마차도가 역전타를 때리며 기어코 승부의 저울을 뒤집어놓았다.
그 절정은 9회말 '포수' 이대호의 등장이었다. 김준태와 강태율 모두 교체된 상황. 마스크를 쓸 선수가 없었다. 허문회 감독은 오윤석의 포수 투입을 고민했지만, 이대호가 출전을 자청했다. 이대호는 뜻밖의 블로킹과 프레이밍까지 펼치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한 김원중을 잘 다독여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날 경기 후 이대호는 "고등학교 때 포수를 해봤다. 내가 감독님께 '해보겠다'고 부탁드렸고, 흔쾌히 맡겨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덩치가 크니 투수를 편하게 해주려 했는데, (마무리)김원중이 잘 막아줘서 기분좋게 마무리됐다"며 뿌듯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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