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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앞으로 이스라엘은 '오지환'이라는 이름 석 자에 몸서리 칠 것 같다.
그 중심에 오지환이 있다.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과의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오지환은 3안타(1홈런) 3타점 맹타로 연장 승부치기 끝내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나흘 만의 리턴 매치에서 또 다시 맹타를 휘두르며 '이스라엘 킬러'로 등극했다.
첫 타석부터 오지환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1-0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2회말 무사 1루에서 이스라엘 선발 투수 조이 와그만을 상대로 전광판 바로 밑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앞선 3경기서 힘겨운 승부를 펼치면서 좀처럼 미소를 보이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든 한방이었다.
어려운 타구를 손쉽게 만드는 오지환의 마법. 이스라엘 입장에선 '통곡의 벽'이 따로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오지환은 대표팀 선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팀 소집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한 덕분이다. 아내의 출산, 평가전에서의 부상에도 훈련을 자처하는 등 남다른 의지를 불태웠다. 김경문 감독은 대회에 앞서 "이번에는 (오)지환이가 제일 잘할 것 같다"고 했다. 사령탑의 말을 현실로 만드는 중이다.
오지환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회 내내 부진했고, 군입대 문제와 연결돼 대표팀 선발 논란으로 번졌다. 결국 대표 선수 병역 특례를 개정한 새로운 법안이 때맞춰 시행되면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오지환법'으로 불리는 달갑잖은 상황도 맞았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오지환은 지난 3년 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내고 있다. 그의 성장을 바라보는 야구팬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실력으로 대표선수 선발논란을 정면돌파중인 오지환이다.
오지환은 경기 후 "이 자리(대표팀)가 책임감이 있고 엄청 중요한 자리"라며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예전(아시안게임)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때와 같은 말(대표팀에 왜 뽑았나)을 듣고 싶지 않았다. 힘든 부분도 티내고 싶지 않다. 대표팀 멤버다운 선수가 되고, 승리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고,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다. 내가 직접 뛰는 만큼,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는 선수로 감독님과 동료들, 팬들께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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